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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113] 지적 생활의 즐거움

[2021-07-15, 16:29:00] 상하이저널
P.G.해머튼 | 리수 | 2015.12.01
P.G.해머튼 | 리수 | 2015.12.01
원제: The Intellectual Life(1873년)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에게 주는 울림과 감동이 매우 크기 때문일 것이다.  P.G 해머튼의 ‘지적 생활의 즐거움’은 비록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전은 아니지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의 통찰에 감탄하고 말 것이다. 200여 년 전에 쓰인 이 책에 얼마나 주옥같은 표현들이 많은지, 책에 밑줄 긋는 것을 싫어하는 내가 이 책은 거의 절반에 밑줄을 그어 놓았다.  

이 책의 작가인 P.G.해머튼은 처음에는 시인을 꿈꿨으나 첫 시집이 혹평을 받은 후 전업 화가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림보다 글에 더 큰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예술평론과 인간관계 등에 관한 글을 쓰며 명성을 얻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저자 본인이 겪었던 실패와 노력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서술한 책으로 ‘유사한 책이 없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지적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작가는 지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지적 생활을 오랫동안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건강과 운동’에 이르기까지, 지적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한 다양한 조언들을 우리에게 건넨다. 예를 들어 신문을 읽는 대신 책을 읽겠다는 이에게는‘우리는 신문을 통해 문명화된 세계에서 인류의 일원으로서 생활하고, 돕고, 사랑과 미래를 나눌 수 있다. 역사서가 근사한 책으로 되어 있기에 신문보다 더 읽을 만하다 여기지만, 현재의 역사를 이해하는 눈을 갖기 위해서 신문을 읽어야 한다. 자신의 시대조차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과거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또,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계획하는 일 중에 환상을 품기 쉬운 지적 활동은 단연 독서이다. 광범위한 문학서를 모조리 섭렵해버리겠다는 허무맹랑한 설계를 수립한다. 그런데 부지런히 책을 사 모아도 대부분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 굳이 많은 책들을 침대맡에 쌓아두고 의무처럼 쫓기며 페이지를 대충 넘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직 한 권의 책만 탐독하며 내가 기대하고 있는 정서적 감동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한다. 

집 책장에 꽂아둔 책들은 먼지가 쌓여가는데 과시하듯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읽고, 새롭게 화제가 된 베스트셀러들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느끼고, 누군가가‘ 이 책 읽어 보셨어요?’라고 물을 때 안 읽어 봤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나였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오직 단 한 권이라도 정서적 감동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짜 지적 생활의 즐거움이 아닐까? 얕고 넓은 가벼운 지식들에 뒤떨어질까 두려워, 누구보다 바쁘게 살지만,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도 되지 못한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아마 나도 지식을 특권처럼 생각하며  진심으로 지적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가 비싼 값에 팔리는 이유는 그 짧은 시간의 대화를 통해 많은 혜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적은 돈으로도 현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오늘날 내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한 지적 생활이 아닌, 진정 즐거운 지적 생활이 되기 위해 P.G.해머튼이 건네는 따뜻한 조언을 만나보기 바란다. 

Rachel Cho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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