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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제16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 기적 같던 순간들

[2017-08-22, 15:43:49] 상하이저널

혈혈단신 학생 세 명이 비행기를 타고 와 지친 몸으로 서울교육대학교 문 앞에 섰다. 시간이 촉박하여 쫓기듯 준비했고, 그만큼 불안감이 앞섰다. 애써 긴장을 완화하려 의미 없는 수다를 떨던 우리가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까지 이루게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 못 하고 있었다.

 

대회 전, 촉박했던 시간들


학교 기말고사에 집중했던 6월. 그리고 시험이 끝나자,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우리 세 명(안수빈, 여지원, 박진호)에게 남은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대회 시작일은 7월 14일이었지만, 한국으로 가야 하는 스케줄 상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준비 시간은 일주일 남짓이었다. 먼저, 개인전 준비를 지도교사이신 정미영 선생님과 함께했다. 팀원 세 명 각각 한 권씩 개인전 대상도서인 <소녀, 히틀러에게 이름을 빼앗기다>, <청소년을 위한 환경 교과서>,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를 읽고 정리해왔다. 정리해온 것을 선생님과 함께 공유하고, 그것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은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그만큼 모두 진지하게 준비에 임했다.


개인전 도서 3권의 정리가 끝난 후, 이제는 단체전을 준비할 때가 왔다. 단체전은 대상도서 2권 <워터 4.0>과, <물-생명의 근원, 권력의 상징>을 기반으로 두 가지 주제에 관해 토론하는 것이다. 두 가지 주제는 각각 ‘수자원 관리를 위해 댐 건설은 필요하다’와 ‘물 복지 정책이 모든 정책에 우선되어야 한다.’였다. 우리는 다양한 검색 엔진과 관련 도서를 활용하여 근거를 확립해나갔다. 그리고, 어딘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거나, 생각이 막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정미영 선생님의 지도가 큰 도움이 됐다. 그녀의 ‘팩트 공격(사실을 들이대 꼼짝 못 하게 함)’이 우리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면서도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길을 제시해주었다. 하지만 방학식 날마저 학교에 자발적으로 남고, 방학후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카페에서 몇 날 며칠을 눌러앉아 자료를 찾고 정리해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토론지를 작성하고, 자신의 발언 시간에 맞는지 시간을 점검하고, 수차례에 걸쳐서 원고를 고쳤기 때문이다.


세 명이 한국에서 만난 것은 대회 당일 오후 2시였다. 교대역에서 만난 우리는 근처 카페에 자리 잡아 최종 정리를 시작했다. 대회 시작 시각은 6시 반. 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자만할 수 없었다. 우리 말고도 열심히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듯한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이번 토론 대회의 심사기준을 몇 번이나 참고하며 최대한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원고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시간은 거짓말같이 6시로 흘러버렸고,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서울교육대학교에 입성했다.

 

대회 중, 기적 같던 시간들


<단체전>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서울특별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에서 후원하는 전국적인 대회인 만큼, 우리의 긴장감은 더해갔다. 대회 첫날이었던 7월 14일에는 단체전 결선 1라운드(16강전)가 펼쳐졌다. 이미 지역 예선을 거치고 올라온 쟁쟁한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 날 처음으로 토론했던 우리에게는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결선 1라운드는 4개의 팀으로 이루어진 조별 리그전이었다. C조였던 상해한국학교 팀의 첫 번째 상대는 천안 청수고등학교였다. 양 팀 다 첫 번째 토론이었기 때문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상냥하신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배려로 곧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먼저 간략한 팀 소개 후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우리 팀의 이름은 ‘시그널’이며, 그 이유는 마침 팀명을 지을 때 트와이스의 시그널이라는 노래가 유행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밝힌 안수빈 학생 덕분에 잠시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그러나 토론 과정은 치열했다. 안수빈 학생이 제1 발제를 맡아 안정적으로 토론의 시작을 알렸으며, 뒤이어 제2 발제를 맡은 박진호 학생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종발언을 맡은 내가 상대측 주장에 대한 수용 및 반박 후, 찬성 측의 주장을 재정리했다. 놀랍게도 승리의 여신은 우리 편이었다. 첫 토론에서 승리를 거두자, 긴장감이 조금은 완화됐다. 한 학교가 기권하는 바람에 승점을 얻어 기쁜 마음으로 전주 신흥고등학교와 맞붙었고, 패배했지만 심사위원 선생님들께서는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며 칭찬의 말씀을 해주셨다. 또한, 두 번의 토론 모두 승패를 인정하고 서로 응원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결국, 상해한국학교 팀은 C조 2위로 결승 2라운드에 진출했다.


  다음 날 치러질 2라운드를 위해 세 명 모두 내 할머니 댁에서 밤을 꼴딱 새워 열심히 준비했다. 그렇게 비몽사몽 한 상태로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우리의 8강전 상대는 부개고등학교였다. 제1 주제인 댐 건설에 대해서 반대 측을 맡은 우리는 상당한 실력을 갖춘 부개고와 전력을 다해서 토론을 펼쳤다. 첫 번째 주제는 두 번째 주제보다 상대적으로 준비한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상해한국학교의 손을 들어주었다. 애초 목표였던 8강 진출도 꿈만 같았는데, 얼떨결에 4강에 진출하게 되자,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결승전은 촬영되니까 그냥 여기서 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다음 토론을 준비했다.


4강전의 결과부터 밝히자면, 우리는 기적을 보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현대 청운고등학교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서 이만큼 짜릿했던 순간은 없었다. 우리 팀도 잘했지만, 청운고의 세 소녀는 저마다 수준급의 토론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들이 준비한 자료 역시 우리 측에서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많았다. 정말, 거침없이 자신의 논리를 펼쳐가는 그녀들이었다. 물론 우리 측도 뒤지지 않았다. 안수빈과 박진호 학생은 토론 후에 서로 흥분했다고 핀잔을 줄 정도로 열성적으로 토론에 임했고, 상대 팀의 반론에 맞선 재반론도 당황하지 않고 해나갔다.

 

토론 직후 양측에서 나온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두 팀 모두 aggressive(공격적인)한 토론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창과 창의 대결과도 같았다. 토론이 끝난 후에 서로의 소감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던 것도 잠시, 결과 발표의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리는 이미 패배를 예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적같이, 심사위원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해한국학교’였다. 우리는 흥분되는 감정을 숨길 수 없어 짧은 탄식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토론이었던 만큼, 승리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마음속으로 계속 ‘정말? 진짜?’라는 단어만 수없이 되뇌었다.


최종 결승전 주제는 제1 주제였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취약한 주제였다. 그나마 반대 측은 한 번 토론을 한 경험이 있으므로 맡고 싶었으나, 박진호 학생의 보기 좋은 묵찌빠 패배로 우리는 결국 찬성 측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결승전 대결 상대는 용인 소명고등학교였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마이크는 어색했고, 무대 조명은 눈부셨으며, 우리를 조용히 응시하는 수 백 명의 눈동자가 무섭게 다가왔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마이크 체크를 하고, 다시 한번 자료를 훑어보고, 이번 대회 영상을 시청하고, 심사위원 소개를 듣고,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찬성 측 제1 발제를 할 순간이 다가왔다. 당사자인 안수빈 학생이 가장 떨렸겠지만, 그 외의 모든 사람도 숨죽였던 순간이었다.


상대 팀 소명고 학생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자들이었다. 전혀 떠는 기색도 없었으며, 놀랍도록 차분하게 자신이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했다. 사실 우리 셋은 말할 때마다 떨림이 느껴지긴 했다. 토론 직후, 우리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열세였다고 스스로 총평을 내렸다. ‘만약, 우리가 반대 측을 맡았으면 어땠을까’라며 박진호 학생을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만약은 없는 법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여기서는 이렇게 반론했더라면, 이 자료를 더 찾아놨더라면….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이 토론에 진심으로, 적극적으로, 열정적으로 임했고, 또 충분히 즐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나는 믿는다.


예상대로 결과는 소명고의 승리였다. 하지만 우수상을 받으러 단상으로 올라가며 나는, 어쩌면 우리 셋 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라고 느꼈다. 8강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서투르지만 열심히 달려온 우리가 결승전까지 진출해서 준우승을 한 것은 실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진심으로 평생 못 잊을 경험이다.

 

 

 


<개인전>


개인전은 이야기식 토론과 논술로 이루어졌다. 먼저 이야기식 토론이 조별로 진행됐는데, 나는 4조였고, 안수빈과 박진호 학생은 각각 5조, 6조였으나 기권자들로 인한 인원 미달로 같은 조에 배정되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이 끝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마다 토론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것 같다. 우리 조는 세 분의 여자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12명의 학생이 매우 화기애애한, 전의 단체전 토론과는 상반된 분위기에서 토론했다.

 

먼저, 서로의 소개와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간략한 대답이 오고 간 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었다. 4조의 대상 도서는 <소녀, 히틀러에게 이름을 빼앗기다>였다. 한국에 오기 전, 개인전을 준비할 때 내가 정리해온 책이라 약간 자신감이 있었지만, 한국 학생들은 역시 남달랐다. 책을 매우 자세히, 외우듯이 분석해온 그들은 웃는 얼굴로 예리하게 주장을 펼쳤다. 책 속의 등장인물부터, 대상도서의 배경이 되는 제2차 세계전쟁, 나치, 레벤스보른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전개되었다. 선생님께서 질문을 던지시자마자 바로 손을 번쩍 드는 학생들의 모습에 나도 자극을 받아 최대한 모든 질문에 대답하려 노력했다. 열 여 명의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그들의 색다른 관점과 발상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상대적으로 날 선 단체전보다 편안했던 토론이었다. 하지만 KBS 측에서 촬영하는 촬영 조에 당첨된 안수빈, 박진호 학생은 힘든 토론이었다며 내게 슬픈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토론이 끝난 후, 우리는 쉴 틈 없이 독서 과거시험 논술을 시작했다. 논술 주제는 대상도서에 나타난 인종차별, 난민, 환경 등의 문제에 대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역할이었다.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생소한 주제 때문에 논술 주제를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주어진 시간은 총 100분. 긴 시간인 거 같지만 글의 구성과 짜는데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시간 내에 다 작성했고, 우리 세 명은 이틀간 몸담았던 서울교육대학교를 나섰다. 전날 밤을 새운 터라 기진맥진한 채로 참가한 개인전이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으나, 나와 안수빈 학생은 장려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대회 기간 우리가 얻은 수확은 좋은 성과 이외에도 엄청 많았다. 우리의 토론 스타일을 좋아해 주시는 여러 팬분들이 등장했다. 그중 우리를 유난히 예뻐해 주셨던 몇몇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단체전이 끝난 후 우리를 알아보고 토론 잘 봤다며 칭찬해주신 학부모님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대회 첫날 등록할 때 박진호 학생의 이름이 표창원(토론대상도서 저자명)으로 잘못 표기된 것을 발견하고, 그분의 비호(?) 아래 뛰어난 성적을 거두리라는 우스갯소리도 했으며, 대회 둘째 날 아침 믿었던 인쇄소가 문을 닫아 수정된 원고를 손으로 다시 써야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렇게 이번 독서토론논술대회는 단 이틀간 엄청나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사실, 대회 직전에는 괜히 나간 거 같다며 마음속으로 백 번 천 번 후회했지만, 끝나고 나서는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한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어졌다. 적극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학생들의 모습에 동화되어 나도 모르게 토론을 즐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토론 준비 과정과 토론에 임해준 두 팀원, 안수빈, 박진호 학생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지도해주시고,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해주신 정미영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함께한 친구들과 선생님이 계셨기에 교육부가 후원하는 전국대회에서 토론 단체전 2위와 개인전에서 3명중 2명이 수상(여지원 장려상, 안수빈 장려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내년에 있을 입시로 인해 다음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겠지만, 우리의 후배들이 우리보다 더 큰 기적을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지원(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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