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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논단' 중국의 Big Brother? 양날의 검이 된 사회 신용 제도

[2019-06-13, 10:35:06]

양날의 검이 된 사회 신용 제도


 


시청자들이 투표를 통해 아이돌을 직접 데뷔시키는 ‘프로듀스X101’의 열기가 뜨겁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실력에 따라 참가 연습생들의 등급이 나뉘고, 그 등급에 따른 혜택이 다르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등급 평가 무대에서 최고등급인 A를 받으면 무대의 센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음악방송에서 얼굴을 한 번 더 알릴 수 있다. 반대로 최저등급인 X를 받으면 생방송 무대에 설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무대를 위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조차 받지 못한다. 이와 같은 서열과 차별 제도는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중국이 2020년까지 완성하고 전국적으로 시행할 ‘사회신용제도’는 그 어느 국가의 신용 제도보다 독특하다.

 

사회 신용 제도가 대체 뭐야?


 


중국이 2020년 전면 도입할 사회 신용 제도는 쉽게 말해 기존 금융권에서 형성된 경제신용점수와 함께 정부가 수집한 사회구성원의 일상 활동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사회 신용 점수는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감시 카메라와 첨단기술을 이용해 수집한 기업과 개인의 재정, 소셜 미디어 활동, 신용 기록, 건강 기록, 온라인 구매 목록, 세금 납부와 법률 문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결정된다. 이 신용 점수는 자선 단체 기부와 같은 선행을 통해 올라가거나 교통 속도 위반 같은 부정적인 행동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즉, 사회 신용 점수는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반영해 나온 점수인 것이다. 신용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는 각종 사회적 활동에 대해 다양한 이점이 주어진다. 점수가 낮으면 인터넷 속도와 해외여행, 기차여행의 자유가 제한될 수도 없으며, 특히 일정 벌점을 지나면 법조계, 언론, 공무원에 해당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금지될 수도 있다.

 

사회 신용 제도 어디까지 왔니?


 

 


중국은 2010년부터 사회신용제도를 시범사업의 목적으로 만들어냈지만, 2014년 6월 14일 중국 국무원이 6개년 사회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한 이래 공식적으로 전국적으로 제도 구축을 시행하고 있다. 법, 규정, 기준, 윤리 헌장 등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사회구성원들의 신용정보와 신용 인프라를 연계시켜 하나의 신용망으로 구축된다.


중국의 사회 신용 제도를 살펴보면 우리의 삶과 밀접한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제도의 기반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보편화된 모바일 결제 사용이 자연스럽게 사회 신용 제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사용자 거래 내역 정보 수집을 가능하게 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이른바 신용 조회 기관 역할을 담당하며 고객의 소비 성향에 따라 신용 등급이 매겨진다. 더불어 최근 인민은행이 다양한 플랫폼 내 분산 돼있던 개인 신용 점수를 종합하는 시스템을 정부 주도하에 완성시켰다고 한다.


AI 발전 또한 사회 신용 제도 구축에 도움을 준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AI 기술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2015년, 다수의 정부 부처의 주도 아래 ‘톈왕(天網)’이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하늘의 그물’이라는 뜻의 톈왕 프로젝트는 치안을 보장하기 위해 지리 정보 체계와 영상 전송 기술을 이용해 감시 카메라로 도시를 실시간으로 면밀히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톈왕 프로젝트로 인해 2004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인 2000만대 이상이다. 감시 카메라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처럼 정부가 도처에 깔린 카메라를 통해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빅데이터 시대의 이상적인 미래?
암흑의 시민 감시용 제도?

중국이 사회 신용 제도를 계획하는 목적은 빅데이터가 도래하는 시대에 법을 어기거나 공식적인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 구조와 시장 질서의 개선이라는 전반적인 목표를 가지고 올바른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 신용 제도는 사회적 청렴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청렴하지 못한 사람들을 걸러내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중국 여론 또한 사회 신용 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현대 중국을 정책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인 Mercator Institutes for China Studies가 2018년 4월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209명의 중국 시민 중 약 80%가 사회 신용 제도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회 신용 제도를 강력히 비판하는 시각이 짙게 나타난다. 일상 속 드러나는 차별이 노골적으로 심해질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는 동시에, 일부 사회 신용 제도를 극단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은 이 제도를 통해 정부가 개인의 생활 속 모든 영역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빅데이터 기술의 이점을 살려 사회 질서를 올바르게 세우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사회 신용 제도가 중국 사회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의도와는 다르게 일상의 등급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회 신용 제도의 합리적인 수단인지 통제의 수단인지는 중국 정부뿐 아니라 시민 또한 관심을 갖고 고려해야 할 일이다.

 

학생기자 전채연(YCIS 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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