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중국이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지방간에 경제성장률 실적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통계 오류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31개 성(省).시(市)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 18.2%, 장쑤(江蘇) 15.4%, 산둥(山東) 15.3% 등으로 전체 경제성장률은 12%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18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9%와는 상이한 수치로 중앙과 지방정부의 수치가 무려 8천48억위안(약 97조원)의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방 간부들이 각 지방의 GDP 수치 실적을 과대 평가해 보고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가오후이칭(高輝淸) 연구원은 "국가통계국이 지방 통계수치의 착오를 최대한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통계국의 발표가 비교적 정확한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GDP 계산은 지방에서 상향식 보고를 받아 집계되는 방식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총량수치를 결정하고 이후 지방의 보고에 따라 재조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에너지, 소비, 수출입 등 부문의 수치는 거의 바뀌지 않지만 지방별로 집계되는 고정자산 투자나 산업별 매출 등 항목은 쉽게 조정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각 성마다 실적경쟁을 위해 투자 및 산업 항목을 크게 부풀리는게 일반화돼 있다. 법인기업이 속한 지역마다 통계를 산출하기 때문에 통계 중복도 심한 편이다.
또 지방 통계국은 국가통계국의 지시를 받기는 하지만 인사나 예산권은 지방정부가 갖고 있는 탓에 지방 지도부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
GDP 실적을 자신의 지방정부 운영 `성적표'로 받아들이는 각 성 서기와 성장으로선 GDP 통계를 조작할만한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홍콩 경제일보는 8일 전했다.
내년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17大)를 앞두고 대규모 인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연령과 함께 경제성적표가 가장 중요한 승진 기준이 되는 이상 통계 담당자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동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베이징 서기를 지낸 자칭린(賈慶林), 상하이 서기 출신의 황쥐(黃菊), 산둥성 서기 출신의 우관정(吳官正), 광둥(廣東)성 서기를 지낸 리장춘(李長春)이 경제성적의 후광을 등에 업고 중앙에 진출했다.
말단 촌(村) 정부에서 향(鄕), 진(鎭), 현(縣), 시, 성, 중앙으로 차례차례 경제통계가 보고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현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정확한 통계수치가 실종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