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중국 조선족사회에서 최근 둘째아이의 출산이 증가하고 있다.
21일 흑룡강신문에 따르면 2000년대부터 조선족 산업화시대의 진입으로 일정한 부를 축적한 도시 조선족 중산층의 출현과 해외 노무 귀향자들의 관념변화 등으로 인해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 톈진(天津) 등 연해도시와 선양(瀋陽), 하얼빈(哈爾濱), 다롄(大連), 옌지(延吉) 등 동북3성 지역을 중심으로 둘째아이 출산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다.
둘째아이 출산은 사업 등으로 일정한 기반을 닦고 출산능력을 갖춘 '3545세대'(35-45세)가 주도하고 있다. 이 세대에서는 최근 친구, 직장 동료, 각종 동호회 등에서 1명이 둘째를 낳으면 이에 호응하는 현상이 출현하고 있다.
웨이하이시의 경우 20여 명의 젊은 조선족 기업가들이 친구들의 권유로 둘째아이를 가졌다.
이들이 둘째아이를 낳는 이유는 대개 독신 자녀의 교육 문제 때문. 아이가 둘이면 서로 나눔과 사랑을 알게 돼 성장과 교육에 유리하며 첫아이와 둘째아이의 나이 차이가 적게는 5세, 많게는 18세까지여서 부모를 대신해 동생을 돌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첫 아이는 분망한 일상사에 쫓기다 보니 그럭저럭 키웠는데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자 '늦둥이'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
흑룡강신문이 100가구 30-40대 조선족 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40%가 여건이 허락된다면 둘째아이를 가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 조선족 문제 전문가는 "인구 자원 확보에 조선족 중산층들이 앞장 섰다는 점은 특기할 일이고 고무적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이 현상이 '반짝 현상'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