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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탐색: 교사② 현재를 과거로 투사하다: 역사교사

[2017-03-22, 17:03:16]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가 그의 불멸의 저작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명기한 역사의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서의 성질은 이제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구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끊임없는”이다. 과거에 일어난 어떤 사건에 대한 고찰을 행하려면, 끊임없이 질문하고, 끊임없이 사유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 후에야 비로소 과거를 통하여 현재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소양을 도출해내는 역할을 한다.

 

 

인터뷰
랜디 페어리(Randy Farley)
콩코디아 국제 학교 고등부 역사‧인문학 교사

 

Q. 역사를 가르치게 된 계기 

 

어렸을 때부터 역사와 사회 과목 등에 관심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선생님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은사를 만나 교육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역사교사란 직종을 택한 것은, 나의 두 가지 관심분야인 ‘역사’와 ‘교육’을 훌륭히 접목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굉장히 의미 있고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Q. 어떻게 국제 학교 교사가 되었나  

 

몇 년간 교직에 있다가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나름대로 번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교직으로 돌아가려고 할 즈음 신문에 국제학교 교사 공고가 난 것을 보고 면접을 보면서 국제학교 교사가 됐다.  참고로 처음 몸을 담았던 국제학교는 한국에 있었다. 한국에서 3년간 교사생활을 한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0년, 미국 텍사스에서 10년, 그 후 상하이로 오게 됐다.
중국의 교사 연령 제한으로 올해를 끝으로 상하이를 떠나지만, 세네갈에서 교사 생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Q. 역사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읽기 능력, 열정, 유연성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전에 관련 서적이나 사료에 대한 숙지는 필수이므로 ‘읽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선 안 된다. 또 가르침에 있어 열정이 없다면 원활한 교육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교육이란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역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관점을 피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교사가 그저 교과서만 읽히고 실질적인 지도를 하지 않으면 그러한 관점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유연성이 중요하다. 내가 말하는 유연성이란 그 어떤 학생과 조우하게 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사교사의 자질이라기보다는 교사로서의 기본 자질이긴 하지만 말이다.

 

Q. 요즘 소위 ‘실용적 학문’에만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 속에서 역사와 인문학 교육은 어떤 위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역사란 몇 백 년 전에 일어난 사건들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역사란 인류의 행적에 대한 기록이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바로 우리의 역사, 그 뿌리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 우리 그 자체만으로 정체성을 성립할 수 없다. 은연 중에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예로 들어보자. 김 씨, 이 씨, 박 씨 등과 같은 성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개개인의 정체성 아닌가? 그러한 성씨와 족보 등이 역사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내가 한국에서 3년 가량 거주하면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마음에 들었던 관념은 바로 ‘효’였다. 비약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부모님과 조상에게 효를 다하는 것 또한 자신의 역사에 대한 긍정과 인지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여느 학문이 그렇듯이 역사와 인문학은 방대하고도 방대하다. 그리고 역사 교사로서 우리는 이 방대함을 조사함과 동시에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나 인문학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 학문들은 어떻게 보면 소위 ‘실용적 학문’이라 불리는 것들보다 더 실용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역사 교육의 본질 

 

역사 교사가 되기 위해 밟아야 하는 절차는 여느 과목 교사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교육의 본질은 조금 다르다. 역사란 열쇠와도 같은 도구이다. 그리고 그 접근 방식에 따라서 그 도구의 실용성은 달라진다. 오직 정보 주입과 사실 관계 정립으로 형성된 접근법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인과 관계에 대한 조사를 통한 분석으로 이루어진 관점의 형성을 추구하는 교육은 개개인적 가치관을 성숙시킬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식견을 성장시킨다. 여기에 바로 역사란 학문에 대한 교육의 본질이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닐까.

 

고등부 학생기자 강지우 (콩코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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