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혁신지수(GII)’에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혁신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로 꼽히는 GII는 약 140개 경제체를 대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고위험 벤처자본, 첨단 기술 수출, 지적재산권(IP) 신청 건수 등 약 80개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이번 순위 변동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2025년 GII에서 스위스, 스웨덴, 미국, 한국, 싱가포르가 나란히 1~5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그리고 중국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해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중국은 지식 및 기술 산출 부문에서 스위스를 넘어섰으며, R&D 지출은 세계 2위, 특허 신청 건수는 전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다렌 탕은 “중국은 지적재산권과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IP 생태계 최대 기여국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전 세계 특허 출원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 수치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혁신 클러스터(지식·기술 밀집 지역)’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4개의 클러스터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전-홍콩-광저우’ 클러스터는 일본의 ‘도쿄-요코하마’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베이징은 4위, 상하이-쑤저우는 5위를 기록했다. 상위 15개 중 중국이 5개를 차지했다.
지표별로 보면, 과학 논문 발표량은 베이징(4%), 상하이-쑤저우(2.5%), 선전-홍콩-광저우(2.4%)가 세계 상위 3개 클러스터를 차지했으며, PCT 국제 특허 신청은 도쿄-요코하마(10.3%), 선전-홍콩-광저우(9%), 서울(5.4%)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중국의 꾸준한 R&D 투자 확대가 있다. ‘14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2.68%로 상승하며 OECD 평균(2.73%)에 근접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R&D 투자 총액은 12조 위안(2333조 8800억 원)에 달하며, ‘13차 5개년’ 말보다 약 50% 증가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WIPO의 다렌 탕(Daren Tang) 사무총장은 “2025년 GII는 혁신을 회복력과 성장, 경쟁력의 핵심 엔진으로 여기는 경제체들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GII는 긍정적인 진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각국이 혁신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음을 일깨워준다”며 “혁신 생태계는 신중한 정책, 의미 있는 투자, 부문 간 협업을 통해서만 제대로 지원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