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직원 “상부 지시 있었다” 주장… 회사 측은 부인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优衣库)가 중국 일부 매장에서 도둑으로 의심되는 소비자를 몰래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객을 절도 의심 대상으로 분류해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는 “유니클로에서 쇼핑하다가 도둑 취급을 받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후 구파재경(九派财经)은 지역별로 근무했던 전·현직 유니클로 직원 여러 명을 인터뷰한 결과, 일부 매장에서 ‘의심 고객을 몰래 촬영하는 관행이 실제 존재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 가운데에는 6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도 포함돼 있으며, 해당 행위가 일선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일부 지역 관리자급에서 내려온 지시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전직 직원은 “내부 직원 핫라인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은 ‘의심 고객’으로 분류된 인물들의 사진이 저장된 휴대전화 영상을 제시했다. 영상에는 마스크를 쓰고 가방을 멘 채 매장을 지나던 중년 남성과, 마네킹에 걸린 옷을 집어 들던 젊은 여성 등이 담겨 있었다. 촬영 방식도 제 각각으로, 매장 CCTV 화면에서 캡처한 정면 사진부터 휴대전화로 낮은 각도에서 몰래 촬영한 뒷모습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는 22일 시안(西安)의 한 유니클로 매장 직원이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고객을 몰래 촬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해당 직원은 “매장에는 정해진 도난 방지 시스템이 있으며,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전직 직원들은 “매장 도난 피해 규모가 클수록 이런 방식이 동원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피해가 크지 않으면 굳이 이런 방법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고객을 몰래 촬영한 문제로 도마에 오른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4년 일본 도쿄의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점장이 몰래 촬영을 한 사건이 발생했고, 2019년에는 중국 선전(深圳) 매장에서 탈의실 인근에 설치된 카메라 사건이 논란이 됐다. 다만 당시 조사 결과, 카메라는 외부인이 설치한 것으로 결론 났다.
유니클로는 1984년 일본에서 설립됐으며,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었다. 중국 내 운영 법인인 순소(迅销·Fast Retailing) 중국법인은 현재 96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과거 개인정보 침해 소송에 휘말린 이력이 있으며, 각종 상거래 분쟁도 경험한 바 있다.
중국 시장은 유니클로의 최대 해외 단일 시장이다. 그러나 2025 회계연도 기준 중화권 매출은 6502억 엔으로 전년 대비 4% 감소, 영업이익은 899억 엔으로 12.5% 줄었다. 업계에서는 “실적 둔화 속에서 고객 신뢰를 훼손하는 논란이 불거진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니클로 측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