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전면 전동화’를 외치던 글로벌 4위 자동차 제조사가 경영 부진을 겪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의 부진과 함께 중국에서의 전략 실패가 치명상이 되었다.
11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전기차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 하반기 순손실이 190억~21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앞서 전동화 전략과 관련해 총 222억 유로에 달하는 비용이 반영되었다.
스텔란티스는 5년전 2021년 1월 PSA그룹(푸조·시트로엥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당시에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크라이슬러, 시트로엥, 피아트, 지프, 마세라티, 푸조 등 130개 국가에서 14개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그룹이다.
2023년 매출은 2049억 달러에 달했지만, 2024년에는 약 1650억 달러로 17% 감소했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269만 대로 전년 대비 8% 줄었고, 순손실은 23억 유로를 기록했다. 북미 출하량은 23%, 유럽은 7% 감소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중국이다. 업계는 이 그룹의 중국 시장 부진이 단순한 ‘전동화 전환 지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푸조·시트로엥·피아트 모두 기술 도입 속도가 장기간 더뎠다”며 “제품 투입 리듬과 현지화 전략이 구조적으로 어긋났다”고 분석했다. 전동화 이전부터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고급 브랜드도 부진했다. 마세라티(Maserati)는 2017년 중국에서 1만4400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2024년 판매는 1228대로 71% 급감했다. 2025년 1~5월 누적 판매는 384대에 그쳤다. 재고 소진을 위해 전기차 모델 ‘그레칼레’ 가격을 60% 이상 낮춰 판매했지만 반전에는 실패했다.
상징적인 사례는 Jeep의 철수다. 한때 연간 22만 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품질 논란 이후 판매가 급감했다. 2022년 7월 합작 관계 종료 발표에 이어, 2025년 7월에는 합작 법인이 법원에서 파산 판결을 받으며 중국 내 국산 지프 생산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 현재 중국 내 합작 구조는 션롱자동차(神龙汽车,푸조·시트로엥 브랜드)만이 남아 있다.
2025년 상반기 스텔란티스 그룹의 중국 판매는 2만 9000대에 못 미쳤고, 시장 점유율은 0.2%에 불과했다. 일부 딜러는 여러 브랜드를 한 매장에서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기 생존 전략일 뿐,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영향력 약화와 유통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텔란티스가 전동화 전략으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 브랜드는 자국 시장에서 추격자에서 주도자로 전환을 마쳤고, 기술과 제품을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비야디는 2024년 글로벌 판매 427만 대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해외 판매가 105만 대를 돌파하며 동남아, 중남미, 유럽 3대 지역에서 시세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여전히 3~4년에 이르는 전통적 제품 개발 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중국의 ‘고속·고반복’ 경쟁 환경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