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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칼럼] 이 세상 첫 홍차 '정산소종(正山小种)'

[2023-06-12, 16:45:09] 상하이저널
455년 전에는 이 세상 첫 홍차인 '정산소종'이, 18년 전에는 '금준미'가 여기서 탄생했다.

중국에서 녹차가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가다가 높은 온습도로 홍차로 변해버렸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홍차는 지금으로부터 455년 전인 1568년에 푸졘성 우이산시(武夷山市)의 동목촌(桐木村)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이래 중국에서 보다는 유럽에서 ‘랍상 소우총(Lapsang Souchong)’이라는 이름으로 더 인기있는 차가 되었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송연향(松烟香)에 홍차 본연의 맛과 함께 용안(龙眼)이라는 과일의 맛까지 나는 멋진 차이기에 요즘은 중국 내에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호 변화로 연기 냄새가 없는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동목촌의 전형적인 차밭 모습

이 차가 생산되는 동목촌은 중국의 중요한 국가공원(国家公园)일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의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자연환경이 대단히 우수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미리 동목촌 내부의 촌민과 연락이 닿아 있어야 한다. 외국인의 방문은 원칙적으로는 허용하지 않는다지만 중국 친구들과 같이 간다면 실질적으로 문제는 되지 않는다.
 
정산소종의 핵심인 3층의 목조 건물인 청루

정산소종의 생산은 다른 봄차들보다 훨씬 느리게 5월이 되어서야 시작된다. 차가 생산되는 지역이 해발 800~1500미터로 높아 늦게 찻잎이 올라오고, 품종 자체가 늦게 싹을 틔우며, 또 채엽 표준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도 있다. 동목촌 일대는 계곡물을 옆에 두고 작은 바위덩어리가 산재해 있는 경사면에 차나무가 덤성덤성 무리 지어 자란다. 손으로 일아이엽(一芽二叶)~일아삼엽의 찻잎을 따서 12~17시간 정도 실내에 얇게 널어 위조(萎凋, 시들리기)를 하면서 제조 공정은 시작된다. 

이 차에서 연기 냄새가 나는 것은 시들리기 마지막 단계에서 청루(青楼) 또는 연루(烟楼)라고 부르는 3층의 목조 건물에서 연기를 쬐어 주는 게 첫 번째 이유이다. 위조가 끝나면 유념(揉捻)이라는 공정으로 세포를 부수어 찻잎 내의 산화효소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 
 
연기가 매캐한 상태에서 한 두 시간 시들리기를 진행한다.

대여섯 시간의 산화 발효 공정을 통해 홍차의 색과 향미를 갖춘 후에는 소나무 때면서 나오는 연기가 가득한 청루의 1층에서 밤새 건조를 시키면 1차 완성품이 된다. 송연향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얻어진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후 가지를 골라내고 자르고 체 치면서 등급도 나누는 등의 작업을 한 후 다시 한 번 잠시 송연향에 노출시킨다. 이렇게 세 차례나 연기에 노출시키고 나서야 전통 공정의 정산소종은 비로소 완성된다. 

최근에는 혹시나 있을 소나무 병충해를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소나무 반입을 막았기에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송진과 숯을 혼합하여 석탄 형태로 만든 대체품은 아직 까다로운 홍차 제조 전문가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듯하다. 아예 소나무 연소가 필요한 모든 공정은 동목촌 외부에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데 현명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정산소종, 발효가 끝나 건조 공정을 기다린다.

정산소종은 뛰어난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찻잎으로 만들기에 연기 냄새가 나든 나지 않든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멋진 차이다. 처음 구매한다면 정산당(正山堂)이나 준덕차업(骏德茶业)에서 만드는 제품을 권한다. 생산된 해에 바로 먹기보다는 상온에서 몇 년 숙성시키면서 마시면 더 좋다. 상해의 수돗물로 바로 우리면 맛과 향이 올바르지 않으니 농부산천(农夫山泉)등의 생수를 사서 우리든지 역삼투압 정수기를 통과한 물로 차를 우리도록 하자. 
 
茶쟁이 진제형
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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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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