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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아이들의 스승 ‘국제학교 교사’

[2016-03-19, 09:47:18] 상하이저널
[직업 전격 해부①]
다국적 아이들의 스승 ‘국제학교 교사’ 

아이가 태어난 지 약 4년이 지나면 보통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교육을 받게 된다. 그 뒤, 8살부터 19살까지, 총 12년 동안은 의무적으로 학교에 재학하며 교육을 통해 더욱 깊고 심화한 내용, 그리고 사회가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 도덕 윤리, 인성 교육, 공동체 생활 등을 습득하며 성장한다. 교육은 사회 구성원들 간 소통과 화합의 근간이며, 자유와 평등의 삶으로 견인해주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긴 세월 동안 교육을 받아 장차 나라를 이끌 학생들 역시 우리에게 아주 큰 자산이지만, 이 모든 과정 속, 가장 우리에게 필수적으로 다가오는 인물은 바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도하는 ‘교사’들이 아닐까 싶다. 

교사는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역사를 통틀어 항상 촉망 받는 직업 중 하나였다. 기본적으로,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제한된 시간의 수업을 진행하며 자신이 학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식들을 최소한의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을 뿜어낼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성적 관리, 학습 계획안 작성, 시험 출제 및 채점 등의 학업적인 업무를 하고, 그 밖에도 생활 지도, 상담과 학사 업무를 하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책임진다. 단순한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시기를 거치고 있는 학생들이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길잡이와 나침반의 역할이 돼준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이미지는 안정적인 직업, 준수한 급여 수준, 방학 등 휴식 시간, 철저한 퇴근 시간, 연금 등을 떠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유망 직종으로 꾸준히 인기가 많은 편에 속해 있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국제 학교 교사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일단, 일반적인 업무 내용은 비슷하고 여느 학교처럼 교사와 학생 사이의 교류는 국제 학교에서도 역시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과 동료들이 다른 국적에서 온 것이 국제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에 이해와 배려를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겨내는 것이 바로 국제 학교 교사가 갖춰야 하는 가장 큰 덕목일 것이다. 

교사 관련 영화
교사의 삶을 꿈꾸기 전, 한 번 그 삶을 엿보고 싶거나, 혹은 외국 학교에서의 교사 생활을 심도 있게 탐구해보고 싶다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와 ‘홀랜드 오퍼스’를 추천한다. 이 두 편의 영화의 공통점은 두 시간 가량의 꽤 긴 러닝타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강렬하다는 점이다. 진정한 교육자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어 두 작품 모두 수작이라고 불린다. 교사를 지망한다면 한 번쯤은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자신의 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현직 국제 학교 교사와의 인터뷰
유경희 선생님 - 상해 싱가폴 국제학교 (2009 ~)

간단하게 국제 학교에서의 업무 소개.
나는 현재 상해 싱가폴 국제 학교에서 도서관 선생님 그리고 IB 한국어 선생님이란 두 직책을 맡고 있다. 도서관 선생님의 업무에는 일반적인 사서가 하는 도서관 관리에서부터 학생과 선생님이 학습에 필요로 하는 온라인 자료와 책 제공, 도서 홍보, 리서치 기술을 가르치는 일 등이 있다.  IB 언어 A 한국어는 IB 과정을 밟고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선택해야 하는 제 1 영역의 한 과목이다.

어떤 계기로 국제 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나?
결혼 후 터키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때 앙카라 대학교 부속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국제 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나? 
일단 교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국제 학교이기 때문에 특정 나라의 교사 자격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나의 경우, 교사 자격증은 한국에서 받았다. 하지만 대학이나 대학원은 영어권 국가에 속해야 한다. 도서관 선생님 자격증은 대학원에서만 제공하기 때문에 나는 미국 펜실베니아 맨스필드 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인 School library & information technology를 공부했다. 교사가 된 후, 개인에 따라 업무를 바꿀 수도 있다. 관련된 과목에 관한 학위만 있으면 체육 교사가 인문 분야 과목을 가르칠 수도 있고 영어 교사가 도서관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국제 학교와 한국 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구성원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학교는 학생, 선생님, 교직원들이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문화권에서 당연히 수용되던 행동이나 말들이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관습과 부딪치면서 오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나이에 따라 언니, 형, 선배 등 호칭을 달리하지만, 어떤 문화에서는 그냥 이름을 부른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학생인 자신을 "수완", "명수" 이렇게 부른다고 생각해 봐라. 많이 이상하지 않은가.

국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힘든 점과 감수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나라에서 금기되는 손동작이나 행동이 다른 나라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일 경우 오해를 사기도 하니까 말이다. 

타지에서 근무하는 것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에 살 때는 삶에 대한 생각의 잣대가 일반적 한국인 삶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틀에 맞추어 살려고 했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남과 달라지면 많이 불편해했는데, 외국에 살면서 다양한 생활 방식을 접하다 보니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삶이 꼭 장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편안하기는 하다. 

자신의 교육 철학 중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는 인성을 지닌 인재 양성이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신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는가? 크게 본다면 학생들이 세상에 대한 통찰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IB 과정은 답을 암기해서 문제를 풀기보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의견을 표현해 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 생각이 합리적이어야겠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와 국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변화가 있나?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국에서 가르칠 때는 학업의 목표가 성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학업 성취도를 우선 순위로 두지만, 수업 목표가 성적뿐만 아니라 배운 지식을 실제 생활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활용도를 중시하게 되었다는 점이 좀 바뀐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나?
중국은 아시아권이고 한국과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워낙 한국 사람과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 괜찮다. 그 전에 터키에 살 때는 외모상으로도 눈에 띄고, 음식이나 문화가 너무 달라서 힘들고 외로웠다. 특히 음식 문화가 많이 달라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스운 소리 같지만, 나에게는 음식에 대한 애착이 향토병의 주된 원인이었다. 가족이나 친구들도 중요하지만 내 삶의 만족도 지수에서 음식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서라면 공부를 잘 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공부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제 학교에서는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더욱 필수적이다. 학교를 다닐 때 아는 것은 정말 많은데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가지 않거나 기억에 남는 게 없는 선생님들이 있지 않는가. 무턱대고 아이들을, 게다가 다른 국적의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길에 뛰어들었다가는 자신과 학생들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학업 외적으로도 아이들과 소통하거나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 하고 학생들과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특히 국제 학교의 경우,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학생들과의 교감이 없거나 교사가 학생과 자신의 다른 점을 수용하지 못 한다면 차이를 극복하지 못 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혹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남을 수도 있다. 학생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 하더라도 그들을 좋은 길로 이끌어주기 위해서는 이뿐만 아니라 인내심, 리더십, 창의성, 추진력 등 많은 능력을 요할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수완(SS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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