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상하이 '금싸라기 땅'에 사는 폐허촌 사람들

[2016-05-22, 10:40:47]







화려한 상하이 시내 중심가 수십억 짜리 아파트 뒤편에는 세계 최고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폐허촌'이 있다. 호화로운 고층빌딩 숲 속에 자리잡은 초라하기 그지 없는 고독한 섬과 같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폐허촌’이라는 불리는 이 곳은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눈독 들이는 ‘꿈의 땅’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부동산시장의 중심부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상하이 우닝루(武宁路) 근처의 광푸리(光复里), 이곳은 상하이 정부가 지난 16년 간 정비와 재건축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부족한 보상금으로 갈 곳이 없어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땅에 살고 있는 폐허촌 사람들의 사연이 생겨난 배경이다.

 

현재 남은 20여 가구의 주민들은 기와벽돌과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야채를 키우며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집’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한 주택들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허름한 집 창문에는 유리도 없고, 벽에는 구멍이 숭숭 뚫렸다.

 

이곳에 사는 뤄(罗)씨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3층짜리 건물에서 가족 및 형제들과 살고 있다. 그는 “부동산 개발상에게 집값으로 420만 위안(한화 7억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한다. 현재 인근 지역의 집값은 1㎡ 당 8만 위안(한화 1445만원)을 웃돈다. 상하이의 집값 광풍으로 지난 3월에는 연초 대비 집값이 25%나 올랐다. 뤄씨의 요구 금액으로도 그 근처 50㎡(약 15평) 짜리 집을 겨우 구할 수 있을 정도다.

 

부동산개발상은 주민들에게 적정수준의 보상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철거민들과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상은 주민들에게 상하이 교외 북서쪽에 위치한 쟈딩(嘉定)지역에 집을 제공해 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고, 이조차 추가 부담금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게다가 이곳에서 32년간 살아온 한 주민은 집문서를 잃어버려 아무 보상도 없이 쫓겨날 처지라 무작정 버티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현금’과 ‘부동산’은 부의 상징이다. 유달리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5월 첫 주 상하이의 집값 평균 거래가격은 1㎡당 4만 위안(721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간 상하이 집값은 5배가 올랐고, 집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쪽 편은 20억 짜리 아파트에 살고, 이쪽 편은 월세 9만원의 폐허에 산다. ‘부’와 ‘가난’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하이, 화려한 도시 이면에는 단절된 세계의 음영이 가리워져 있다.

 

이종실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코로나 이후 中 첫 파산 항공사 나왔..
  2. 中 항공편 공급 과잉으로 여름 휴가철..
  3. 上海 세계 최대 실내 스키장, 가격..
  4. 中 정부, 57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
  5. [금융칼럼] 중국에 오신다고요?
  6. 中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TOP5..
  7. 상하이 'BOOK캉스' 꼭 가봐야 할..
  8. 제20회 상하이도서전, 올해 관전 포..
  9. "온라인 중고거래 조심하세요"
  10. 上海 본격적인 '폭염' 시작... 8..

경제

  1. 코로나 이후 中 첫 파산 항공사 나왔..
  2. 中 항공편 공급 과잉으로 여름 휴가철..
  3. 中 정부, 57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
  4. 中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TOP5..
  5. 폭스콘, 정저우에 투자 확대… 10억..
  6. 금값 고공행진에 中 최대 주얼리 브랜..
  7. 中 ‘혜자로운’ 가난뱅이 세트, 10..
  8. 中 인민은행, 중기 유동성 창구도 0..
  9. 中 공유자전거 또 가격 인상…기본요금..
  10. 中 부동산 개발투자액 ‘뚝’… 광동성..

사회

  1. 上海 세계 최대 실내 스키장, 가격..
  2. "온라인 중고거래 조심하세요"
  3. 上海 본격적인 '폭염' 시작... 8..
  4. 中 5성급 호텔, 샤워부스 ‘와장창’..
  5. 中 온라인 사기피해 주의보... 성별..
  6. 한국IT기업협의회, 강원대 강원지능화..
  7. 상하이, 고온 최고 등급 ‘적색’ 경..

문화

  1. [인터뷰] 서울과 상하이, ‘영혼’의..
  2. 상하이, 여름방학 관광카드 출시…19..
  3. 제20회 상하이도서전, 올해 관전 포..
  4. [책읽는 상하이 247] 도둑맞은 집..
  5. "중국인들의 K-웹툰 사랑" 중국서..
  6. 희망도서관 2024년 8월의 새 책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 재외국민 의..
  2. [독자투고]미국 유학을 위한 3가지..
  3. [금융칼럼] 중국에 오신다고요?
  4. [상하이의 사랑법 15]부족한 건 사..
  5. [무역협회] 신에너지 산업의 발전,..
  6. [무역협회] 중국식 현대화의 재출발
  7. [茶칼럼] 범접할 수 없는 향기, 금..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