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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

[2014-05-08, 11:35:45] 상하이저널
생활문서로 본 중국 현대사
 
지금껏 역사를 이런 식으로 보여준 작가는 없었다. 기존의 역사서들이 사건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졸업장 한장, 청첩장 한 장이란 아주 구체적인 증거를 그 사건이 속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준다. 이 증거들은 오늘날 시각으로 봤을 땐 하나같이 희한하고 어리둥절하지만, 그것은 분명하게 존재한 중국 근현대 역사다.
 
쉬산빈(许善斌) 선생이 모은 증서와 문서는 중국 근현대 정치 경제적 변화만이 아니라 인간사의 온갖 희로애락까지 물샐틈없이 아우른다. 개중엔 아내를 사고판 매매혼 공증문서도 있는데, 더 가관인 건 아내를 판 남편이 그 결혼식에 주례까지 섰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역사의 300여 증거로 우리의 호기심까지도 충분히 채워준다. 자, 이제 이 희한한 증거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증거 1 결혼식에서 신랑신부는 마오쩌둥을 왜 외워야 했을까?

문화대혁명이 시작한 다음해인 1969년에 제작된 청첩장을 보자. 마오쩌둥어록으로 가득찬 이 청첩장은 얼핏 봐선 도저히 결혼식에 초대하는 글이라고 보기 힘들다. 혼인하면 연상되는 쌍희(囍)는 커녕 희(喜)자조차 찾아볼 수 없고, 예식순서 또한 력명화한 결혼식답다. 신랑 신부는 제일 먼저 마오쩌둥 초상에 허리 굽혀 인사하고 예물로 <마오쩌둥어록>을 주고 받으며 하객과 함께 암송한다. 이게 무슨 결혼식인가.
 
증거 2 쉬광핑은 왜 루쉰 어머니 부고에서 며느리란을 차지하지 못했을까?

루쉰의 부인이자 혁명가였던 쉬광핑은 루쉰 어머니 부고에 실린 가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상은 이미 쉬광핑을 루쉰의 부인으로 인정했지만 법적으론 쉬광핑은 루쉰의 연인이자 한낱 첩일 따름이었다. 이 부고는 근대 자유연애와 구식 결혼제도가 충돌하던 시대, 이혼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의 한 단면인 셈이다.
 
증거 3 혁명을 위해 결혼을 늦게 하자!

늦은 결혼을 증명하는 이 만혼증서를 문화대혁명이 낳은 이단아다. 인구증가를 억제하고자 인민정부가 세운 ‘1자녀 정책’과 함께 곁들인 또 다른 꼼수 중 하나가 만혼정책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사상을 학습하는 데 유리하다는 이유로 결혼을 늦게하라니! 문화대혁명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결코 개인은 아니었다.
 
증거 4 공금으로 여행하는 파렴치한 행위

중국에서 당 간부나 공직과 유사한 일을 사람들은 공금으로 호식하고, 공금으로 관광을 다니느 ㄴ것을 태연하게 여긴다. 이렇게 공금을 제 주머닛돈처럼 쓰는 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마오쩌둥이 제창한 ‘농업은 다자이에서 배우자’란 구호는 깡촌이던 다자이를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혁명학습장으로 바꾸었고, ‘공금관광’을 탄행시켰다. 다자이라면 뭐든 통과였으니 ‘공금관광’의 기원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증거 5 일본인 위안부가 중국의 기녀가 된 사연

위안부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인이 저지른 만행의 상징이다. 아시아 곳곳에서 여성들을 끄록 와 강제로 유린하고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웠다. 일본인 군기가 자원해서 기녀가 됐다느 ㄴ신분증명서를 보면 군율을 어겨 쫓겨났는지, 아니면 같은 일본인에게 학대받는 게 참을 수 없어 도망쳤는지, 그녀가 기루로 온 사연은 도통 알 수 없다. 어쨌든 우리는 이 증명서로 인해 타국 여성뿐만 아니라 동포인 일본 여성까지 무참히 짓밟은 일본 군국주의의 잔인함을 엿볼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생활문서들로 근현대 중국의 풍속과 일상을 복원한 저자 쉬산빈 선생은 ‘수집가는 역사학자를 도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10여년간 3000여 점에 달하는 증서와 문서를 수집하고 역사 쓰기를 시도한 첫번째 인물이다. 저서로는 <수장이이 收藏而已> <증조중국 证照中国 1949~1966> <증조중국 1966~197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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