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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158]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

[2022-09-29, 20:28:51] 상하이저널
유정옥 | 소중한사람들 | 2013년 4월
유정옥 | 소중한사람들 | 2013년 4월
작가는 총신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종교와는 인연이 없는 나지만 하나하나 마음 따뜻한 이야기에 감동이 되어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나갔다.

62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묶어진 이 책은 작가가 자신의 삶에 울면서 다가온 힘든 생명을 사랑으로 포용하고 그들의 고난에 동참하는 일을 사명으로 즐기며 깊은 신앙으로 이겨 나가는 내용을 모은 것이다.

<아들 셋, 딸 하나>에서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된 남매를 성인이 될 때까지 맡아 길러내 대학에 진학시킨 일, 생면부지 암 환자를 2개월 봉양하여 임종을 맞게 한 일, 노점상 아이들을 위해 무료 탁아소를 운영한 일, 지갑을 잃은 사람에게 찾아가 지갑을 돌려주면서 “주님, 이 사람이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모르게 해주세요. 알게 되면 얼마나 걱정하고 찾아 헤매겠어요.”라고 하는 마음은 그냥 이쁘다는 표현으로는 언어가 너무 메마르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를 세우기 위해 준비한 돈 3억 원을 분양사기 당해 더 지탱할 수 없게 된 날에도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릴 수 있다”는 신앙과 믿음으로 4년간 포기하지 않고 소송을 견지하여 끝내는 이겨낸 일은 믿음과 그 믿음을 위해서 뿌린 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다리를 놓고 정성이라는 꽃을 뿌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폐가 굳어지는 희소병으로 3년간 투병 생활을 해온 전직 경찰이었던 한 성도가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되었는데, 그를 위해 1000일간 매일 글을 쓰겠다는 약속을 했다. 글을 써서 혹여 그의 생명이 단 하루라도 연장될 수 있다면 1000일이 아니라 삶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쓰고 또 쓸 것이다”라고 한다. 몸과 마음 다해 생명을 보듬는 따뜻한 손길이 잘 보인다.

우리는 작은 자아에 빠져 자신의 삶이 버겁다고만 생각하고 주위에 관심을 보낼 여유도 갖지 못할 때가 있다. 서로가 독립된 고무공처럼 꽁꽁 감싸고 떨어져 사는 세상에 이 책은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사는 세상이 더욱 인정미가 넘치는구나, 고통과 질병의 만병통치약은 역시 사랑이구나 하는 생각……

얼어 있던 가슴이라면 햇빛이 들어 녹아 내릴 수 있는, 그러면서도 편히 읽히는 책이라 일독을 권한다.

임연옥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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