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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커(万科) 주주전쟁 관전기

[2016-07-15, 15:48:35] 상하이저널

[최정식칼럼]
완커(万科) 주주전쟁 관전기


 

 

51년 생이니 완커의 동사장 왕스(王石)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17세에 공군에 입대해서 5년간 군생활을 한 후 22세에 전역하였다. 잠시 정저우(郑州)철로수전에서 근무하다가 문화혁명의 말기인 1974년 란저우(兰州)철도학원에 입학하여 개혁개방의 서막을 연 1978년에 졸업하였다. 1984년 완커의 전신인 선전(深圳)현대과교의기를 창업하기 전에는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에서 근무하였다. 1984년 완커를 창업한 후 30여년 최고경영자인 동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완커를 중국 굴지의 상장 건설회사로 만들었다. 왕스 자신은 완커가 중국의 국민기업으로 성장하길 원했다. 그래서 자신의 지분도 많지 않았다. 왕스를 포함한 경영층이 보유한 지분은 고작 4.14%에 지나지 않았다. 왕스는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자신이 대주주가 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은 개혁개방 이후 성장한 기업 가운데 왕스와 달리 대주주가 된 창업자는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오능계’ 완커 1대 주주, 경영권 장악
평온하던 완커에 주주 전쟁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에 바오능계(宝能系) 회사가 주식을 매집하여 일약 1대 주주가 되면서부터이다. 바오능계는 부동산, 보험, 물류, 교육, 의료, 농업에 걸친 그룹으로 실질 오너는 야오젠화(姚振华)이다. 악랄한 승냥이로 묘사된 인물이다. 2014년 난포(南玻)A라는 회사를 적대적으로 인수한 전력이 있다. 경영층의 지분이 낮은 회사를 찾아서 장내외에서 주식을 매집한 후 적당한 시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요청해서 동사회의 동사와 감사를 해임한 후 경영권을 장악하였다. 경영권을 장악한 난포A를 바오능의 입맛에 맞게 어떻게 요리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완커 동사장 ‘왕스’, 바오능계 지배주주 막아야
야오젠화의 수법을 감지한 왕스는 지난 1월 29일 완커의 A주를 6월 18일까지 거래정지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거래정지 사유는 완커의 재편 즉 주주 재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왕스는 천산봉회(天山峰會)의 기자회견을 자청해 완커는 국유기업이 1대 주주가 될 필요가 있다고 선포했다. 


왕스는 “완커는 일개 지방국영회사에서 상장회사로 성장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완커는 전형적인 혼합소유제기업이다. 국영회사에서 상장회사가 변환될 때, 나는 2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상장 전에 국가 60%, 기업이 40%이었던 주주구성이 상장 후 국가 지분이 40%로 줄고 기업 지분이 25%로 감소되고, 그 후 지방국유기업이 서서히 변화할 때 나는 1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현재의 대부분의 민영기업이 이렇게 되었지만 나는 그 길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스는 분명 여느 민영기업의 오너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의 이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나이 50이 다되어 해발 5000미터 이상의 산을 등반하기 시작했다. 53살에는 남극의 최고봉을 등정했다. 남과 다른 길을 걸은 기업인이다. 이점이 중국의 기업인들이 존경하는 선배경영인으로 왕스가 손에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왕스는 서슴지 않고 바오능계를 야만인이라고 지적했다. 야오젠화가 완커의 지배주주가 되는 것은 막아야 했다. 그것이 자신이 평생의 업적으로 일궈온 완커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왕스, 선전메트로 인수 그러나 역부족
완커의 주주전쟁을 언론은 완바오(万宝) 전쟁이라고 부른다. 완커는 본래 왕스의 것이었으므로 왕스의 완커와 바오능의 다툼이라고 보는 듯하다. 왕스를 떼어낸 완커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왕스가 백기사로 불러들인 국영기업은 선전메트로(深圳地铁 심천지철)였다. 완커가 선전메트로의 프로젝트성 자산을 인수하고 그 대가로 선전메트로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하면, 선전메트로가 20.65%의 지분을 차지하고, 바오능의 지분은 24.29%에서 19.27%로 희석된다. 이러한 구조개편안이 완커의 동사회에서 지난 6월 17일 통과되자 온 세상이 뒤집어 졌다. 왕스의 구조개편안은 완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선전메트로가 진행하는 심천의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평가가 지나치게 높아서 기존의 주주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동사회 결의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결의요건에서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한다고 기권한 이사를 의결정족수의 분모에서 뺀 산정방식은 중국 회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제기는 설득력이 있었고, 그래서 그 동안 2대 주주(15.24%)로 잠잠하게 있었던 화룬(华润)집단이 왕스에 반기를 들었다. 여론은 완커의 왕스와 바오능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왕스가 기습적으로 선전메트로를 끌어들인 것은 승부수이기는 하지만 바오능계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인 듯했다. 특히 구조개편안이 명분에서 우위를 얻지 못했다.

 

바오능계 반격 본격화
이제 바오능계의 반격이 본격화되었다. 지난 6월 26일 왕스를 비롯한 완커의 기존 동사와 감사에 대한 해임안을 임시주주총회에 부쳤다. 해임안의 이유에 왕스가 영국과 미국에 유학중인 2011년부터 2014년까지 5000만 위엔의 상여금을 받았다는 것도 포함되었다. 물론 왕스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목적이 클 것이다. 왕스는 매우 난감해 했다. 기존의 관행이라고 맞서지 못하고 자신의 불찰이라고 한풀 꺽였다.

 

바오능계의 반격은 주주총회의 결의요건과 회사법에서 정한 이사해임사유를 충족하지 못해서 아직 유효하지 못했다. 다만, 바오능계는 여론의 행배를 응시하면서 수시로 왕스의 경영권을 노리면서 한편으로는 주식을 매집하고 다른 한편으로 경영권을 탈환하는 전술을 구사하려고 한다. 이에 맞서는 혼합소유제를 꿈꾸는 왕스의 이상주의는 65세의 황혼에 물들며 마지막 혼을 사르는 것 같아 보는 이로 하여금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미 자본주의화된 사회에서의 주주 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왕스가 과연 무엇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인가, 그저 무대에서 퇴장할 일만 남았는데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음에도 왕스 자신만 모르고 있지는 않은지 반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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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상해지사 지사장으로 2007년부터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코트라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 서안한국상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통일부, 2006,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KOTRA, 2010,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특허청, 2010 등이 있다.
jschoi@jipyong.com    [최정식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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