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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운전을 잘하는 당신, 김여사가 아니라고 확신하는지요?

[2024-01-27, 06:06:52] 상하이저널
남자와 여자중에 누가 운전을 못하는 거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여자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국에서 ‘김여사’라는 지칭은 운전이 서투른 여성운전자를 비하하는 용어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단어이다. 무사고 17년을 자랑하는 1종보통 운전면허운전자이지만 김여사라는 통용되는 편견으로 인해, 나 또한 남성보다 운전을 잘 한다고 자부할 만큼 자신감은 없다. 

자신감이 없는 내모습은 코이라는 물고기와 비슷하다. 코이는 작은 어항에서 자라면 손가락길이만큼 밖에 자라지 않지만, 강물에서 크면 8세 아동의 키인 120cm 만큼 자랄 수 있다. 환경에 따라 크기가 변화하는 물고기인데, 운전할 때 나의 자신감의 크기가 코이라는 생각이든 때가 있다. 

중국내에서도 동일한 고정관념이 있다. 상하이에서 중국인 상사와 차를 타고가다가 앞차량이 운전을 미숙하게 하자 상사는 “분명히 여자운전자일걸”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그 차를 앞지르고나서 “봤지? 여자운전자, 맞지!”라고 나에게 으쓱하며 웃으면서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지, 여자라서 운전을 못하는 게 아닙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못들은 척하고 말았다. 

이러한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이야기만을 한국사회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까지 정을 맞아 회사생활이 힘들어진다고 해도 그의 편견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을 경험했으며, 이미 정을 많이 맞아 지금은 파도에 휩쓸린 조약돌 마냥 모서리 하나 없이 둥그렇다.  

[사진=중국 공유차 디디(滴滴)에서 만난 여성운전기사와 차량 후면에 ‘여성운전자 출몰주의’라고 붙여 있는 스티커]

이런 여성이 운전을 못한다는 편견에 중국에서는 여성운전자들은 한국의 여성운전자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초보운전 같은 스티커를 붙이는 자리에 ‘여성운전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스티커를 부착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모든 여성운전자는 운전에 미숙하다는 편견을 여성 스스로 인정하는 셈 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편견이 여성에게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들에게도 ‘남자가 태어나서 울어야 할 때는 태어나서 3번뿐이다’라고 얼마나 많은 감정억제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인터넷을 보면 남녀, 세대 갈라치기가 많은데 이런 걸로 갈라치기를 하고싶은 생각도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편견에 대처하는 방법은 이토록 다양하다. 나처럼 침묵하거나 중국인처럼 여성운전자라는 것을 오히려 앞세우거나… 물론 한 개인이 느낀 점을 말하는 것이니 여러분이 겪은 경험과 생각과는 충분히 다를 수 있다. 또한, 이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정말 여자가 운전을 못하는 건 사실이야! 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진=해킹된 ‘아시아인 운전자 조심’ 교통표지판(左)/아시아인은 운전을 하지말라는 그림(右)]

그런데 서양에서는 아시아인이 모든 인종 중에서 제일 운전에 미숙하다는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아시안끼리 남녀 운전 실력을 이야기해 봤자, 서양인들은 우리 모두 운전을 못한다는 인종편견을 가지고 있다! 운전을 잘하는 당신, 김여사가 아니라고 확신하는지요?

성신여(ssy.sh.c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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