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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논단] 범람하는 자유, 책임은 어디에?

[2017-09-05, 17:51:34] 상하이저널

아프리카 TV, 인스타그램 라이브,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열 손가락도 모자라는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발전은 흔히 언급되는 ‘정보’의 범람뿐만 아니라 ‘자유’와 ‘스타’의 범람 또한 가져왔다. 자신의 의견과 콘텐츠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의 증가에 따라, 평범한 사람들도 언제든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연예인이 되지 않아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페이스북 혹은 유튜브 ‘스타’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개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가 증가하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의 열풍은 좋게 생각될 수 있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소개한다는 점도 소셜미디어만의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보장된 자유를 따라가지 못하는 책임감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개인방송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인기스타들의 검열을 거치지 않은 자극적•폭력적 언행은 그들의 시청자로 하여금 잘못된 가치관을 확립 혹은 정당화하게 할 수 있다. 몇 달 전, 아프리카 TV의 한 유명 비제이가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 명명해 큰 이슈가 되었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가슴 아픈 대한민국 역사의 한 부분을 그저 경솔한 농담으로 치부해버리는 BJ의 태도에 사람들은 분노하였으나 정작 큰 논란을 일으킨 그 BJ는 경고만 받은 채, 책임을 지지 않고 아직까지도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방송에는 시청자의 제한이 없다는 점도 큰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유투브, 페이스북 등 거의 모든 소셜미디어는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초등학생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문제점은 더 심각해진다. 아직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시청률과 인기만을 위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즐기고 따라 하기 시작했을 때 야기되는 문제점은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미 학생들의 대화는 인터넷 방송 유명 BJ가 쓰는 혐오성•폭력성의 비속어로 만연하며 그 표현들을 죄책감 없이, 때로는 의미도 모른 채 사용되고 있다.

 

인기 BJ들의 사려 깊지 않은 경솔한 언행은 사회에 이미 팽배한 혐오감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혐오적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혹은 자랑스럽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유행이 되고 인기를 얻는 현재 상황은 정상적이라 여겨질 수 없다. 지난 7월 한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모르는 여성들에게 물을 뿌리고 “꽃에 물을 준 것”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모르는 여성에게 물을 뿌린 행동도, 여성을 꽃에 비유한 모욕적인 언사도 모두 이해받을 수 없는 행위이다.

 

또한, 최근 ‘얼평(얼굴평가)’, ‘몸평(몸매평가)’이라고 불리는 방송들은 지나다니는 여성들을 사전 동의 없이 촬영해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이들의 외모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을 재미 요소로 삼는다. 이러한, 혹은 이보다 더 심한 혐오적 언행이 수많은 개인방송채널에서 아무런 자각없이, 불편함 없이 방송되고 소비되며 시청자로 하여금 혐오적•폭력적 표현에 무감각해지게 만들고 있다.

 

현행법상 인터넷 개인방송은 방송서비스로 분류되지 않아 공적 책임과 등급 분류 등의 규제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개인방송에서 어떠한 언행은 하던 법적으로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 하루 빨리 제도적 개선을 통해 건강한 콘텐츠 소비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제도적 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방송자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의 책임감이다.

 

자신이 공급하는 콘텐츠가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이 소비하고 열광하는 방송이, 언행이 다른 누군가에겐 불편함으로,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충분한 책임감을 동반하지 않는 자유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기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소중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기자 손예원(NAIS Y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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