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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중국인] ⑨ 중국 영화계의 거장

[2019-12-07, 07:38:07]

2019년, 중국의 영화 업계는 호황 중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와 SF 물 “유랑 지구”가 중국 박스 오피스 흥행 기록 2위와 3위를 갈아치웠고, 그중 “너자”는 흥행과 비평 모두 잡아 해외에도 진출해, 중국 영화는 놀랍도록 빠르게 세계 시장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성과를 논하기 앞서 중국의 영화사를 들여다보면, 중국 영화 업계가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시기는 21세기 이전, 5세대 영화인, 이름하여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 82년도 졸업생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졸업생들 중에는 훗날 “황토지(黃土地)” 와 “패왕별희(霸王别姬)”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감독 천카이거(陈凯歌)가 있다.

 

1952년 8월 12일 태어나 베이징에서 자란 그는 1967년 문화대혁명에 홍위병으로 참여하였으며, 정부는 그를 인민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으라며 윈난성(云南省)으로 보내 고무 제배를 하게 했다. 이때의 기억과 경험으로 자신과 문화대혁명의 이야기를 표현해 내는데 큰 도움을 준다. 1975년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영화인이 되기 위해 1978년 중국 최대 규모의 영화학교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 영화감독 천카이거(陈凯歌) 출처:네이버 영화>  


1982년에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를 졸업한 천카이거는 1984년, 감독 데뷔작 <황토지>를 찍어 세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당시 충격적인 데뷔작으로 천카이거를 중국 영화계를 이끌어나갈 “5세대 영화인” 중 한 명으로 각광 받게 했다.

 

그 이후에 만든 작품인 <현 위의 인생>에서는 눈먼 현 연주자가 눈을 뜨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간직하고 있는 상자를 열기 위해서 젊은 제자 시두와 함께 유랑하며 천 개의 현을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1991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 영화 패왕별희(霸王别姬) 출처:네이버 영화> 

 

2년 후인1993년, 천카이거는 향우와 우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경극을 기반으로 경극 배우 단샬로와 청뎨이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인생사를 담은 영화 <패왕별희>를 만든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외국영화상 후보로 호명된 데에 이어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과 감독으로써 최고의 영광이라고 불리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아 중국 영화계에 한 획을 긋는다.

 

경극을 바탕으로 문화대혁명과 동성애를 이야기한 이 영화는 20세기 중국 문화인들의 삶을 대변한 명작으로, 천카이거는 <패왕별희>를 통해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인정 받게 된다. 중국의 5세대 영화감독의 작품 중 손에 꼽히는 이 작품은 세계인들이 중국 영화의 놀라운 성장세와 예술성을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패왕별희>의 놀라운 성과 이후, 천카이거는 더 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영화를 만들어왔다. 2001년도에는 <킬링 미 소프틀리>라는 영화로 영어권 영화시장에서의 데뷔를 하였고, 2004년도에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라는 황금종려상 수상자 35명의 단편영화들을 모아 놓은 영화에 자신의 단편영화를 내놓았다. 2010년대에는 무협/판타지 영화를 연달아 3편이나 내놓으면서 다양하면서 실험적인 영화를 내놓고 있다.

 

예전의 색깔을 잃고 흥행과 상업성 위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 역시 존재하지만, 그가 20세기 말, 서서히 떠오르던 중국 영화계가 영화 강대국으로 변하는 과정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오직 확고한 영화 철학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드린 천카이거, 그에게 세계 속에 돋보이는 중국인이라는 호칭은 마치 그의 대표작 <패왕별희>에서의 향우와 우회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호칭이 아닐까 싶다.

 

이한승 학생기자(SA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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