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몸짱'신드롬이 사회 전반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가 점점 솔직해져 뒤에서만 하던 얘기들을 드러내놓고 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외모가 중요한 시대임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는 키가 클수록 부자로 산다는 통계보고까지 있을 정도이니, 아이가 또래보다 작다면 부모로서는 걱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어릴 때 성장의 기틀을 만들어 줘야
어릴 때부터 아이의 키를 조금이라도 더 키우려는 부모들의 바람처럼 어린 시절의 성장은 최종 신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방에는 `신장'의 기운이 강해야 뼈가 자라고 키가 크는 것으로 본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는 `여자는 7세에, 남자는 8세에 신장의 기운이 왕성해지고, 치아를 갈며 머리가 길어진다'고 쓰여 있다. 이는 신장의 기운이 강해지는 7~8세를 전후로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뜻한다. 물론 그 전에 성장의 기틀을 잘 잡아놓은 아이들은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성장엔 유전보다 후천적인 요인이 더 중요
엄마 아빠가 작으면 아이도 작게 자랄 확률이 있지만 유전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태어날 때 체중이 2.5kg이하였거나, 엄마가 임신 중 건강 상태가 안 좋았을 경우도 아이의 최종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과 영양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다. 정상적으로 태어났더라도 식욕이 부진하거나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 소화기 질환이 있는 아이들도 성장이 늦기 마련이다. 편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해서 영양적으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또한 면역력이 약해 감기나 비염, 축농증, 소아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거나 아토피처럼 난치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아이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아이들은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약 2주 동안 성장이 멈춘다고 한다.
성장치료는 6세 이전이 적합
아이의 성장이 걱정스럽다면 적어도 6세 이전에 성장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때는 치료를 통해 일년에 6~10cm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에는 치료 효과도 현저하게 낮아지고 성장판이 닫히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장 상태가 염려스럽다면 가능한 어릴 때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성장부진의 원인을 비위계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잘 안 먹는 아이들), 폐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심장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신경이 예민하고 잠을 푹 못 자는 아이들), 신장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뼈가 약하거나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등으로 나눠 보고 있다. 치료 또한 각 원인을 해결함으로써 몸의 기능을 바로잡아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튼튼한 `통뼈' 아이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물론 아토피나 비만 등 성장을 막는 다른 질병이 있다면 선행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성장이 잘 이루어진다.
Tip 키가 잘 자라도록 하는 생활관리
*고단백 식품과 미네랄이 든 야채로 영양관리
일반적으로 성장을 결정짓는 3대 요소는 유전, 영양, 수면.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으로, 2세 이전의 영유아의 성장에는 충분한 영양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고단백질 식품과 미네랄 식품이 있으며, 고기, 생선, 콩, 우유, 계란(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조심), 야채 등이 대표적이다. 성장기에는 성인의 3배에 이르는 단백질이 필요하다. 특히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30개월 이전에는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달기만 하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나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은 자칫 아이를 비만아로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적당한 운동은 필수
운동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성장판을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적은 시간이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성장에는 이롭다. 조깅, 줄넘기, 수영을 비롯해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운동이라면 좋지만 역도, 마라톤, 기계체조 등 너무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숙면을 해야 성장 호르몬 분비
아이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되 특히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10시 이전에 잠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로 인해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되어 성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 정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필요하겠다.
tip 키 크게 하는 한방 음식
오가피: 오가피는 성장부진을 치료하는 중요한 약재 중 하나로 중추신경계에 좋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아이 성장에 도움을 준다. 오가피를 가루 내어 한번에 1~1.5g씩 하루 세 번 나누어 먹이거나 엷게 차로 끓여 마신다.
호박씨, 땅콩, 호두: 견과류에는 아미노산, 비타민, 불포화지방산, 단백질 등이 들어 있어 몸이 야윈 아이들이 실해지는 데 도움을 준다. 세 가지 재료를 각각 같은 양으로 준비해 잘 짓찧어 꿀과 섞어 10~15g씩 하루 3회 먹인다.
구기자: 평소 잘 피곤해 하거나 신장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에게 좋다. 보리차처럼 엷게 끓여 먹인다.
▷최현 원장(푸둥 함소아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