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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하루에 만난 두 명의 중국 상인(商人)

[2008-05-06, 04:06:01] 상하이저널
아침방송에서 보여지는 시원한 바다 분주한 어선 위로 통발마다 가득 꽃게가 잡혀올라오고, 알이 통통하게 밴 꽃게로 해물탕이며, 간장 게장 등을 담그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군침이 고인다. 같이 TV를 보던 남편과 의기가 투합해서 우리도 꽃게 좀 사다가 간장 게장이나 담가 볼까 싶어 계획에 없던 수산시장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10여년 전 부터 해물이 필요하면 다니곤 했던 통촨루(铜川路) 수산시장에 도착해보니, 골목가득 비릿한 생선 내음과 가게 마다 늘어서 손님을 부르는 가게 점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죽 늘어선 가게들을 살펴보며 가게 마다 조금씩 다른 가격을 비교하고, 꽃게의 신선도(新鲜度)를 비교 하고 있는데, 크기도 적당하고 알도 꽉 차 보이는 게를 한근에 45위엔이라 하기에 일단 두마리를 집어 저울에 올리도록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275위엔이라는 가격을 내라고 한다.

아니 그럼 게 두마리가 3kg이 넘는단 말인가? 아무리 게가 크고 알이 차도 그렇지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다. 나와 남편이 우리말로 대화 하는걸 듣고 슬쩍 저울에 장난을 친게 아닌가 싶어 안사겠다고 했더니, 그제야 분주하게 가격을 깍아준다느니, 다시 한번 저울에 올려 본다느니 하면서 수선을 피운다. 하지만 그 상인에 대한 믿음이 없어져 미련없이 발길을 돌렸다. 그 종업원의 눈에는 우리가 계속 자신들의 물건을 팔아줄 ‘단골’이 아니라, 저울을 속여서라도 가격을 많이 받아낼 ‘봉’으로 보였을것이다.

이렇게 되니 오랜만의 시장나들이의 기분이 엉망이 되어 대충 시장을 보고, 점심도 먹고 한국 수퍼에도 들러 볼겸 홍췐루(虹泉路) 쪽으로 움직였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여서 서둘러 건물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수퍼마켓 입구에 누군가 불쑥 명함 한장을 내민다. 생각없이 쳐다본 명함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광고를 발견했다. 작년에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매실원액이 여러모로 유용해서, 올해는 내가 꼭 만들어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그 명함에 한글로 '청매실 사실분 예약 받습니다'라고 써있었던 것이다. 집에 돌아와 전화로 주문을 하니, 5월 중순쯤에 포동까지도 배달을 해준다고 하면서, 설탕은 필요없느냐고 물어본다. 명함을 받는 순간부터 전화통화를 하면서 계속 놀라움의 연속이다.

한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것을 알고, 그 것을 만드는 법까지 배워서, 매실과 설탕을 같이 팔고 그걸 광고 하기 위해 한글로 명함을 만들어 아무리 멀더라도, 배달을 해준다고 하니 이게 정말 말로만 듣던 중국인의 상술이 아닌가 싶었다. 같은 중국 상인 이라도 당장의 이익앞에 저울을 속이는 수산시장 종업원과, 주인의식을 갖고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한 청매실 아저씨는 많이 달랐다. 시간이 지난뒤 누가 더 이익을 많이 남길수 있는가는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중국에 오래 살면서 ‘단골’이라는 개념이 우리네 정서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단골’에게는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의미였는데, 여기서는 어쩐지 ‘단골’은 다른곳에 갈 수 없어 우리 가게에만 오는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에 기분이 나빠지곤 했다. 오늘 두 명의 다른 중국 상인을 만나고 여러가지 생각이든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얼마나 눈 앞의 이익만을 좇아 왔었나 하는 반성도 하고, 가끔은 늘 있는 일상에의 모든 습관에 발상의 전환을 하고 실천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된다.

▷푸동 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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