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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야생화의 천국 ‘샹그릴라’

[2008-07-22, 01:06:09] 상하이저널
운남성(云南省), 장족들의 본거지인 샹그릴라(香格里拉)를 다녀온 지 오늘로 벌써 3일째인데도 머리가 꽤나 무겁다. 얼굴에 돋아난 뾰루지도 그대로이다. 세심한 준비 없이, 해발 3000~4500미터나 되는 곳을 겁도 없이 다녀온 여행의 자국, 일명 ‘고산병’의 흔적들인 것.
우리 작은 아이는 한쪽 발을 힘차게 땅에 구르며 “야 시옹! 야 시옹! 야 야 시옹!” (아주 좋아요! 다시 한번 해주세요!”라는 장족들의 언어)을 외쳐대던, 샹그릴라 장족(藏族)들과의, 그때의 흥취를 못 잊고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우리들만의 추억은 확실히 만들어진 것 같다. 지금의 우리들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있고, 몸은 비록 지쳐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우리들만의 얘깃거리를 또 하나 만들고 와서 기쁘기도 하다.

사실상, 고산지대의 7박8일이라는 여정(쿤밍昆明-땨리大理-리장丽江-샹그릴라香格里拉-추시옹楚雄-따리大理-쿤밍昆明)이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이라 조금은 지리하고 행여나 병이라도 날까 걱정이었었다. 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보이는 높은 산들과 초록의 푸르름 때문인지 아이들은 오히려 건강했다. 나와 언니만이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오는 고산병으로 차만 타면 병든 닭 모양 쭈그리고 내내 잠을 자기 일쑤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이 조금씩 지쳐갔다. 얼굴에 뾰루지도 나기 시작하고, 피곤해서 잇몸이 헐어 뭘 먹어도 입맛이 썼다. 우리들의 모습은 조금씩 초췌해져 가고 있었지만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우리아이들에겐 너무나 소중한 한때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상, 따리 근처의 옥룡설산(玉龙雪山)이 보이는 고원지대와 샹그릴라 고원지대의 늪에 자리잡고 있던 보라, 노랑 등 가지각색의 키작은 야생화들은 우리들의 맘을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했었다. 호수와 늪지대에서 자라는 천연 야생화와 울창한 나무들, 넓게 펼쳐져 있는 고원 위 평원들의 어울림은 눈부신 아름다움 그 자체! 대자연이 우리인간에게 주는 큰 선물이었다!
한편, 운남성엔 소수민족들(백족白族, 이족彝族, 장족藏族, 나시족纳西族 등)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네들 각각의 고성에 들러 고유의 민속춤을 함께 춰보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특히 추시옹의 구전(古镇)에선 밤 야외 카페가 있어 공연도 보며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차 한잔 맥주 한잔하는 여유로움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중국 여행사로 간 여행이었기에, 가이드의 설명을 대부분 알아듣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과 장강(长江)의 발원지인 샹그릴라를 직접 보고, 느끼고 왔다는 가슴 벅찬 감격이 남아있다. 장강의 시발지라는 호도협(虎跳峡), 호랑이가 뛰어넘을 정도의 좁은 협곡은, 물살은, 그야말로 우리를 확~ 집어 삼킬 것 같은 기세였다. 협곡의 우렁찬 물소리가 마치 원시시대의 웅장한 자연의 울부짖음, 정말 호랑이의 포효소리 같았다.
잠깐, 지난 주의 일정을 떠올려보면, 차마고원(茶马高原)을 옆으로 하고서, 버스를 타고, 한없이 샹그릴라를 향해 버스로 달려가던 우리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고원 위에서 내려다보던 쭉~밑으로 밑으로 뻗어있던 평원들, 그 위의 야생화들! 소떼들! 집들! 나무들! 샹글릴라의 밥!(정말이지 설익은 밥이었다. 고원지대라 밥이 뜸이 들지 안는단다. 입에서 생쌀이 씹히는 느낌이었다.)
우리아이들과 함께한 이번 여행, 끝없이 뻗어있던 차마고원과 천연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던 샹그릴라! 이 모두가 그네들의 소중한 기억의 한 장면이 되길 바라는 맘으로 이 글을 썼다.

▷아침햇살(sha_be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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