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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버티기와 금메달

[2008-09-22, 21:13:46] 상하이저널
-리만 브라더스도 무너지고…

해외 생활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의 교육문제다. 특히나 주재생활이 길어지면 한국으로 대학을 보내야 할 지 아니면 미국이나 영국으로 대학을 보내야 할 지 그것도 아니면 중국 대학에 보내는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5년 이상 해외에 산 아이들은 한국에 들어가서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나도 상하이에 와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업가들을 만나면 꼭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셨는지를 물어 본다. 내 자식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고 싶어서다. 물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론은 각자가 처해 있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해외 생활을 하면서 자식들을 IVY 리그 대학에 합격시킨 부모들을 보면 솔직히 부러운 마음도 든다.

그런데, 그 IVY 리그 대학을 나와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을 하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투자은행이다. 초봉만도 10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 보통의 월급쟁이들이 20년을 지내도 받을까 말까 한 돈을 취직 첫 해부터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유수 대학의 MBA 졸업생들의 취직 1순위도 당연히 투자은행들이다. 경력이 5년 이상만 쌓이면 연봉 50만불 이상도 쉽게 벌 수 있으니 모두의 꿈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자식유학 보내 세계적 투자은행에 취직까지 시키면 자식 농사 최고로 잘 지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던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세계 5대 투자 은행 중 5위였던 베어스턴스가 지난 3월에 망하더니, 9월 달에는 4위인 리먼브라더스가 망했다. 3위인 메를린치도 망했다. (BOA에 인수가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망한 것으로 본다.) 역사만도 150년이 넘고 세계 1,2차 대전, 대공황도 슬기롭게 극복했으며 CEO가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로 남아 있는 리먼브라더스가 망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제 1위의 골드만삭스와 2위의 모건스탠리만 남았는데, 망한 투자은행들의 몰락을 정확히 예측해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루비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위 투자은행들도 대형상업은행과의 합병을 서두르지 않으면 2년 이내에 모두 망할 것이라고 한다. 섬뜩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루비니 교수의 '미 경제·금융시장 붕괴 12단계 시나리오'

루비니 교수는 미국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를 이유로 아래와 같은 12단계 시나리오를 폈고, 올 초에는 대형투자은행의 몰락을 예언해 현재는 가장 주목받는 인사가 되었다.

1단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주택시장 침체
2단계: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확대
3단계: 신용카드 대출 등 소비자 신용 부실
4단계: AAA 등급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5단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
6단계(현단계): 대형은행 파산
7단계: 금융기관의 무도한 차입매수(LBO)로 인한 대규모 손실
8단계: 기업의 연쇄부도 및 신용부도스와프(CDS)손실 확대
9단계: 헤지펀드처럼 자금 추적이 어려운 금융기관의 붕괴
10단계: 주가 급락
11단계: 금융시장에서 유동성 고갈
12단계: 금융기관의 강제 청산, 자산 헐값 매각 등 악순환 반복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맞다. 바로 우리가 10여년 전 너무나 뼈저리게 겪었던 IMF 금융위기 당시의 실정이다.

-IMF 환란의 트라우마

수많은 기업이 줄도산하고, 은행들이 없어지고, 자살자가 급증하고, 거리에는 노숙자가 넘쳐나고,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취직을 못하고, 해외에 나가있던 사람들은 전부 소환되고 해외 자산은 모두 헐값에 매각하고……. 1997년 우리가 겪었던 IMF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아 그 때 이후 촉진된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충격을 겪었던 우리이기에 2400억불이 넘는 외화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80억불이 채 되지 않은 외국인들의 국채 환매에 겁을 집어 먹고 ‘9월 위기설’이 흘러 나오지 않았나 싶다. IMF환란의 트라우마는 그 정도로 우리 뼛속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미국 역시 우리가 10년 전에 겪은 과정을 그대로 겪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일본이 91년에 겪었던 자산거품 붕괴보다 고통은 더 크고 길 수도 있다.

미국이 기침만 해도 감기몸살에 걸리는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버블붕괴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가늠조차 할 수 없기에, 루비니 교수의 예언은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버티기와 금메달

중국이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 글로벌 경제 구조에서, 미국의 금융위기로 소비가 위축되면 중국의 생산 또한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기업들도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리라.
다행이 중국이 금리를 내렸다. 고사 상태에 빠진 기업들에게 숨통을 틔어 주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상황에 따라서는 올해 내에 다시 한 번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기업들도 활동을 하기가 편해지고, 부동산이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돈을 좀 더 벌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 입장에서는 금리인하에 대비해 부동산이나 골프회원권, 채권 등 인민폐 자산을 취득해 놓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문제는 그 때까지금리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내릴 때까지 버틸 수가 있느냐 일 것이다.

지난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이 시합 전 마지막 훈련 중 그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은 “버티기” 한마디였다고 한다. 훈련 도중에 몇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하는 걸 보면 버티기(?)가 그렇게 녹녹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 상황을 묵묵히 버티는 모든 상하이 교민들에게도 힘든 시간을 견딘 후 금메달과 같은 영광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법무법인 대륙 상하이 사무소 최원탁 변호사 (cwt5521@hanmail.net)
법무법인대륙 상하이 대표처
cwt5521@hanmail.net    [최원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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