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중국 상하이에서 자동차를 사게 된다면 어떤 것들을 비용으로 고려해야 할까? 한국 에서처럼 차 가격과 보험료, 세금만을 고려한다면, 달갑지 않은 추가 비용에 당황 하게 된다. 상하이시에서는 자동차 번호판이 고가의 경매 방식을 통해서만 판매되 고 있다.
최근 2월 경매시장에서 상하이시 번호판을 뜻하는 호(?) 번호판이 3만5000위안(400 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중형차값의 20%에 달하는 거금이다. 이러한 방식의 자동 차 번호판 거래에는 상하이시의 말 못할 고민이 들어 있다.
현행 자동차 번호판 경매규정은 2000년에 상하이 시의회가 제정한 '상하이시 자동 차 관리규율'에 의거한다. 상하이의 눈부신 경제발전은 자연스럽게 상하이 시민들 의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소득 증가는 자동차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 다. 그러나 도로의 수용능력이 교통량을 소화할 수 없게 되는 부작용 또한 발생했 다.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상하이시는 매달 허가하는 자동차 번호 판의 수량을 제한했고 이를 경매방식으로 판매함으로써 자동차 공급을 억제하고 있 다. 또한 상하이시 번호판을 부착한 자동차에 한해서만 출퇴근 시간에 고가도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통량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값이 10분의 1에 불과한 항저우나 쑤저우 등 외지 차량의 번호판을 구매해 규제를 피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가 공공재라는 사실을 근거로 시정부가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그 러나 가장 큰 문제는 비싼 자동차 번호판의 피해자가 일반 서민이라는 인식이 퍼지 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사회 빈부격차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신화통신에 따르면 2001년 1만위안에 불과하던 자동차 번호판 가격이 2006년 2월에 는 3만위안을 훌쩍 넘어 서민들의 내차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시정부는 근본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대대적으로 지하철을 확장하는 등 많은 노 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1700만명이 상주하는 상하이시의 교통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 번호판 경매방식이 상하이시 내외에서 비판받고 있는 현실을 시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