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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중국배우기-‘얼후’ 도전

[2009-09-21, 13:11:58] 상하이저널
“여보, 당신 얼후 등록하고 왔어.”

느닷없이 남편이 들어서며 말한다. 중국에 왔으니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악기 하나는 배우고 싶다는 나의 바램을 알고 몇 달 전 어느 날 남편은 얼후를 사들고 오더니 그날은 느닷없이 등록까지 마치고 왔다.

방 구석에 세워져 있는 악기가 어지간히도 신경이 쓰였나 보다.

무엇을 배운다는 것은 참으로 흥분되고 설레는 일인 것 같다. 시작하기 전 약간의 두려움과 또 시작하고부터는 연습하고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적당한 긴장감 그리고 성취감 아마 이런 감정들이 내게 작은 기쁨을 주는 것 같다.

사람들은 말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장수의 비결이라고, 하지만 내가 장수의 목적으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또 어떤 이들은 그 나이에 뭐가 또 배우고 싶으냐고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난 배워서 뭐가 되겠다는 것 보다 그냥 학습하는 그 자체가 생활의 활력이 된다.

누구는 몸매 가꾸기에, 피부가꾸기, 또는 여행, 독서, 어떤 이들은 운동이나 춤을. 물론 남을 위해 봉사로 중년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무엇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쨌거나 무엇이든 배우는 일이라면 팍팍 밀어주겠다는 남편의 큰소리(?)를 굳게 믿고 오늘도 난 겁 없이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

현악기라고는 처음 접해보는 나의 ‘얼후’ 첫 수업은 생각 보다 쉽지는 않았다.

남편은 길에 거지도 하는데 뭐가 어렵겠냐고 했는데 한 시간 내내 활을 밀고 당기는 연습을 하다 보니 어깨 팔이 은근히 아파왔다.

게다가 오선보표만 보다가 중국식 1 2 3 4… 숫자악보를 보려니 이 또한 생소하기만 했다.

중국 선생님은 잘한다고(?) 하시지만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 같이 만만하지는 않다.

2, 3주가 지나고 제법 가락이 나오니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활을 밀고 당기며 좀더 부드럽고 감미로운 소리를 내려고 애쓰는 연습시간이 행복하고 그러면서 그 행복함이 가족에게 까지 전위가 되는듯하다.

주부가 행복해야 가정이 평화롭다는 억지스러운 말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여겨지기조차 한다. 어느 날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들어와 내 앞에 무엇인가를 던진다. ‘5마오’짜리 동전이다.

“열심히 해, 거지보다는 잘해야지.”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어쨌거나 지금 나는 하고픈 것을 하고 있다. 그리고 행복하다.

가끔은 허전하고 뭔가 텅 빈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있고 생활의 작은 도전이 있다면 중년의 삶도 못지않게 풍요롭다는 확신을 가진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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