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勞動節맞은 대륙 표정
쌍춘년 맞아 결혼식 폭주속 일부선 바가지 상혼… 中지도부 노동자 위로방문
중국의 5월은 우이(五一) 라오둥제(勞動節) 연휴를 겸한 거대한 국민 축제로 시작된다. 일주일 연휴기간 중 전국 관광지와 주요거리 상점, 공원은 가는 곳마다 자동차 물결이고 행인들의 발길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름난 관광지에는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관람객들로 붐비고 상점들의 판촉행사와 문화예술 단체들의 공연ㆍ문화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각 기관ㆍ단체와 주택가에는 축제분위기를 돋우듯 휴일 내내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명절 때 등장하는 장식용 훙룽(紅籠)과 네온 등이 내걸린다.
특히 올해는 입춘이 두 번 들어 결혼하면 길하다는 `쌍춘년(雙春年)`이라 이번 라오둥제에는 결혼식이 사상 최대로 많이 치러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상하이(上海)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 절반이 이번 라오둥제 휴가기간 중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오둥제는 설인 `춘제(春節)`, 10월 1일 `궈칭제(國慶節)`와 함께 3대 장기 휴가시즌이다. 이 기간에는 치안ㆍ교통 분야를 빼고는 공무도 크게 줄고 기업 간 비즈니즈도 대부분 휴식을 맞는다.
외교부를 비롯해 정부기관과 상당수 공장들이 잠시 일손을 놓기 때문에 덩달아 대사관 등 외국기관이나 기업들도 4~5일 정도 휴무를 갖는다.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는 최고 지도자들의 행보도 바빠진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철강을 방문해 당번 노동자들을 위로하며 라오둥제 행사를 보냈다.
라오둥제는 생산 대신 소비가, 노동 대신 휴식이 주민 생활을 지배한다. 베이징에서는 장기 휴가 하루 만에 30개 대형상점의 매출이 9000만위안(약 117억원)을 넘어섰다. 시단(西單)과 왕푸징(王府井) 등 주요 쇼핑가에서는 올해 특히 첨단 전자제품 등 고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전체 판매액이 작년대비 40~60%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기휴일을 즐기려는 수요로 자동차 판매도 예년 대비 20~30% 정도 부쩍 늘었다. 베이징시 교통부 관계자는 "마이카 여행객이 기차와 비행기 관광객보다 세 배 이상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득증가와 생활수준 향상 등 세태변화가 투영된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반면, 제한된 시간에 소비와 관광수요가 집중되는 탓에 곳곳에서 부작용도 많이 빚어진다. 베이징 `관광 1번지`인 구궁(故宮)은 장기휴일 첫날인 1일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제한 입장제를 시행했다. 제한 입장제는 적정 수용인원을 초과할 경우, 퇴장객 수에 따라 입장객을 받는 제도로 주요 관광지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유명 관광지와 상점 등에는 한몫 챙기려는 바가지 상혼도 극성을 부린다. 소비자 고발센터마다 소비자불만 신고가 쇄도한다. 시안(西安)의 한 여행사는 유명 관광코스를 빼고 기념품 가게 위주로 관광객을 안내하다가 고발됐다.
일부 여행사는 3000위안대(약 39만원)의 윈난(雲南) 관광상품을 5000위안(약 65만원) 이상에 판매,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라오둥제 장기휴일은 현대 중국인들의 삶의 모습이 가장 잘 투영된 생활공간이며 소비와 휴식이 어우러진 축제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