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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삼대가 함께한 여행

[2010-09-04, 07:31:37] 상하이저널

셋째날&돌아오는 길

싱핑(兴坪). 이 곳은 양숴(阳朔)처럼 그리 붐비지 않아 호젓한 느낌이 너무 좋다! 첫날의 강행군과 달리 조금 여유로운 둘째날! 호텔이 아니어도, 하룻밤 100위엔 라는 가격에 비교적 깔끔한 민박집을 얻다니…. 주인 아저씨가 5층에 세탁기가 있다며 알려 주신다. 어머니와 함께 빨래를 널어 놓고, 소개 받은 식당에서 푸짐하게 나오는 중국 요리를 먹으며 내일 아침 서둘러 싼장(三江)으로 가기로 했다. 여행책에선 ‘구이린(桂林)에서 싼장까지 5시간 소요’라고 하는데 어떻게 가는 게 좋을까?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옥상에 올라 가니 빼곡히 널었던 우리의 빨래를 주인 아저씨가 행여나 덜 마를까 걱정이 되었는지, 드문드문 옮겨 놓아 우리를 첫번째로 놀라게 만들었다. 양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꾸이린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직행! 구이린에서 롱성-싼장 코스도 있었지만 직접 싼장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끊고 보니 30분이 남았다. 결국 나 혼자만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맥도날드까지 정신 없이 갔다 오니 10분 전에 도착.(아이쿠~ 이곳까지 와서 이걸 타야 되다니) 다행스럽게도 싼장까지는 정확히 3시간 15분!

중간에 어머님과 수다도 떨고, 잠을 자기도 하다 보니 어느 새 도착, 다시 ‘마안자이’로 들어 가는 버스를 탈까 하다 곧바로 택시를 타고 30분을 가니 우리의 목적지에 닿았다.

 
통나무 숙소, 2년전 산꼭대기 핑안(平安) 통나무집에 비하면 여러모로 시설이 덜하지만 선한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 인상에 그만 눌러 앉고 말았다. (아아~~ 이 곳에선 에어컨이 없어 조금 고생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마을을 둘러 보니 책에서 보았던 ‘청양펑위차오(程阳风雨桥)’가 한눈에 들어 온다. 중국 소수 민족 중 하나인 둥족(侗族)들이 사는 곳이다. 걷다가 다시금 봉고차를 타고 내려 따자이까지 구경하고 다시 걸어서 돌아 오니 벌써 7시를 훌쩍 넘겨 버렸다.

이 곳은 싱핑보다 훨씬 오지인지라 식사는 무조건 숙소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생각 보다 나쁘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혼자 배낭 여행 중인 대만 아가씨에게 우리가 준비한 김과 오징어 젓갈을 먹어 보라며 말을 건네는 시어머님! 말은 안통해도 어른이 권하니 감사 하다며 맛을 보고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이제는 상하이로 돌아 가야 하는 마지막 날, 룽성에서 핑안까지 가자니 도저히 무리인 것 같아 중간에 내렸는데, 그 곳은 ‘황뤄창파춘(黄洛长发村)’! 18살때 성인식을 치르면서 머리를 자른 후 평생 동안 기른다는 야오족(瑶族) 여인들! 또아리처럼 튼 머리를 볼 수 있냐 물으니 가능하단다. 물론 사진을 찍고 나니 한 사람당 10위엔을 요구한다. 그럼 그렇지, 공짜일리가! 그나마 식당에서 대나무통 밥을 맛볼 수 있어, 이중 계단식 논인 ‘용척제전’을 못 본 것을 위로 삼을 수 있었다.

3박 4일간의 여행이 이렇게 아쉽고 짧을 줄이야! 비록 양숴에서 어머님과 자전거를 타고 웨량산(月亮山)은 가지 못했어도, 핑안 마을 보다 산장 마을이 덜 감동이었어도, 여행을 하면서 시어머님과 그간 밀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하이서는 볼 수 없는 그림같은 자연 속에서 그간 힘들었던 일도 털어 내고 오늘 하루도 그리고 내일 하루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힘을 얻고 왔다.

어머니! 2년 뒤에는 손녀 빼고, 저랑 단 둘이서만 여행 가시는 것 아시죠? 아참! 어머니! 그 싱핑 아저씨요, 우리가 두고 온 휴대폰 부쳐 준 것 기억나시죠? 중국에도 그렇게 멋진 사람이 있네요!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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