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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잊고 지낸 꿈

[2010-09-25, 00:37:39] 상하이저널
꺾이지 않을 것 같이 매일을 마치 사우나하듯 한 상해의 날씨도 이제 제법 햇볕이 따갑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까지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중추절과 국경절의 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다. 한국도 그렇지만 이곳도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누구나 궁극적으로는 가정에서 안식을 원하는 것 같다.

옛말에 ‘처녀가 시집가기 싫다, 장사꾼이 이문이 없다, 노인이 죽고 싶다’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이런 말을 한번쯤은 하지 않을까? 이상하게도 난 어려서부터 한번도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보질 않았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인 것은 더욱 싫었다.

짚신도 짝이 있다 라는 말을 굳게 믿었던 나는 나의 반쪽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서로 에게 웃어주며 그렇게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어린 나이에도 나에게 가장 예쁘게 비쳐지는 모습은 중년 이후에도 변함없이 손을 잡고 걷는 부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자연의 질서라고 생각을 했다. 문득 나를 바라보니 지금 나는 내가 어려서부터 바라보던 중년이 되어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릴 때의 단순한 생각대로 그렇게 간단하거나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잔잔한 물아래도 소용돌이가 있고 우아한 백조도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는 쉬지 않고 발을 움직이듯이 평범하고 보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뿐더러 얼마나 큰 축복인지는 이미 발견한지 오래다.

시인이 되어 두 아이와 살고 있는 오랫만에 본 한 친구는 “믿고 의지하며 맑게 살아가리라는 사랑, 너의 가슴에 녹아서 하나가 되고 싶다더니 기도와 감동이 사라지고 감사가 시들어 가고 결국은 낙엽처럼 그리움의 여운도 없이 세상 속으로 가더라”며 쓸쓸함을 표현하고, 어떤 이들은 너무나 사랑했지만 먼저 보내고 혼자 남아 그리워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남남처럼 지내기도 하고…. 경제, 자녀, 성격 갖가지 삶의 무게들로 고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구실로 삶 속에서 지혜롭고 너그러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급하고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사는 어리석은 때가 얼마나 많은지.

많은 것이 변했다. 독신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세계1위의 자살률의 부끄러운 현실 속에서도 난 다시 꿈꾸고 있다. 달라진 것은 그것이 지켜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랑과 인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지금 이순간 난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어릴 적 가장 순수했던 눈으로 바라보았던 그 노부부의 꼭 잡은 두 손을 떠올리며 그 모습에서 진리와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보통 사람의 겸손함을 본다. 마땅히 대물림 해야 할 신이 내리신 가장 귀한 선물 ‘가정’ 우리의 아이들이 또 자기의 아이들과 함께 언제든지 갈수 있고 기대고 싶고 쉬고 싶은 곳, 그곳에 지금 내가 있다.

‘나는 지금 겸손한가?’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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