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오는 16일 문화대혁명 발발 40주년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미국에서 열리는 문혁 국제세미나에 중국 학자들의 참석을 막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12일 뉴욕에서 `역사의 진상과 집단경험'이라는 주제로 열린 문화대혁명 40주년 국제 세미나에 중국 학자 8명의 참석을 막았다고 홍콩 명보(明報)와 빈과일보(Apple Daily)가 14일 전했다.
당국은 이번 세미나가 중국에 비우호적인 재단이 주최하는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초청장을 압류하거나 여행사로 하여금 비행기표를 취소시키는 등 방법으로 이들의 참석을 봉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봉쇄를 뚫고 작가 딩둥(丁東), 베이징 청년정치학원의 싱샤오췬(刑曉群) 등 9명이 뉴욕 세미나에 참석했다.
또 지난 11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면담한 작가 위제(余杰)와 왕이(王怡) 청두(成都)대 교수, 리바이광(李柏光) 변호사 등 지하교회 신도들도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다.
21세기 중국 재단과 뉴욕대학이 공동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중국, 대만, 홍콩, 미국, 유럽 등지의 학자 60여명을 초청, 문혁의 기원과 문혁이 소수민족, 종교에 미친 영향 등을 토론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이미 지난 1981년 당이 `건국 이후 약간의 역사문제에 대한 결의'를 통해 문혁에 대한 과학적인 총평가를 내린만큼 어떤 문혁 40주년 기념행사도 용납치 않겠다고 밝혔다.
문혁 재평가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중선부는 문혁 기념 움직임에 대해 `대국적 견지와 안정성, 조화성'을 강조하며 문혁 기념활동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도 `문혁 봉쇄'를 커버스토리로 당국이 문혁 재평가가 사회적 동란의 돌파구가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언론매체가 문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문혁 학자들은 "문혁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문혁의 역사적 진상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문혁과 같은 폭력적 방식으로 현재의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