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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진칼럼] 2012 G2 무역전선 기상도

[2012-03-03, 23:05:37] 상하이저널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바꾸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2009.1.21
▲“빚내서 사는 사람이 돈 빌려준 사람에게 책임을 묻다니… 중국에는 ‘저팔계가 쇠스랑을 거꾸로 휘두른다(적반하장)’는 속담이 있다”-원자바오 중국 총리, 2009.2.1
▲“적자국은 수출을 더 하고 흑자국은 소비를 더 해야 한다. 중국은 시장 친화적 환율체계로 가야 한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010.3.11
▲“환율절상 압력에 반대한다. 우리는 지금보다 어려웠을 때에도 강단 있게 대처해왔다.”-원자바오, 2010.3.14
▲“중국의 변화속도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무역에 호혜성이 없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오바마, 2011.11.13
▲“위안화를 평가절상해도 미국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중국은 책임 있는 외환정책을 펴고 있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2011.11.13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미중 무역 갈등은 이미 설전의 수준을 넘어섰다. 아직은 미국의 선제공격에 중국이 방어하는 양상이지만 2011년 하반기 이후 집중된 상호 보복관세 공방을 돌이켜보면 2012년 양국 관계는 언제라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우려하게 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원이 환율조작국에 대해 상계관세로 보복할 수 있는 ‘환율감독개협법안(환율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은 곧바로 위안화 평가절하로 대응했다. 11월에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자 중국은 미국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의 무역장벽 여부 조사로 맞받았다.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첨단산업 분야로 까지 확대된 것이다. 12월엔 중국이 미국산 수입 자동차에 대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징수 결정을 전격 공표했는데 이는 앞서 9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타이어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벌여온 싸움에서 패배한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2011년 미중 주요 보호무역조치 일지

12 14

-, 2.5L이상 미국산 자동차에 2년간 최고 21.5%의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 동시 부과

-美 의회, 백악관에 강력 대응 촉구

12 9

-, 중국의 미국산 닭고기 상계관세 및 반덤핑 관세 부과(09) 조치를 WTO에 제소

12 8

-, 중국산 고압철강 실린더 최고26.23% 반덤핑관세 부과 예비판정

11 25

-, 미국 재생에너지기업에 대한 미국정부의 보조금 지급여부 조사 개시

11 9

-, 중국산 태양광패널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착수

10 27

-, 중국산 스틸 휠 최고 193.54% 반덤핑 관세부과 예비 판정(최종판정 2012 1)

10 11

-美상원, 위안화 겨냥한 ‘환율감독개혁법안’ 통과

-, 수일 간 위앤화 평가절하로 대응

9 5

-WTO, 미중 타이어 분쟁 중국 측 항소 기각

7 5

-WTO, 중국 원자재(희토류) 수출제한 부당 판정

6 7

-, 풍력발전 장비 업체 보조금 중단 합의

-앞서 미국은 중국의 풍력발전 보조금 문제를 WTO에 이의 제기


미국과 중국 사이가 이렇게 벌어진 것은 여러 요인들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장기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양국의 위험한 동거관계를 꼽을 수 있다. 성장이 급했던 중국은 오랫동안 값싼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 내다팔았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는 미국 국채를 사 모았다. 미국은 채권을 사주는 중국이 있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하며 번 돈보다 소비를 더 많이 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에 따르면 양자 관계에서 일국의 무역흑자가 교역총액의 25~30%에 달하면 경제문제가 정치문제로 비화한다. 2003년 중미 교역총액에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하자 양국의 밀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기화되면서 양국은 더 이상 좋은 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단기 갈등요인은 미국의 복잡한 국내 사정이다. 경기회복 부진으로 실업률이 급등한 탓이다. 노조를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올해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발등에 불이 됐다.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빠져나간 미국이 경기침체기에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돼 있다. 여기서 미국은 수출총력전을 선언하며 대중국 보호무역조치를 통해 불만정서를 완화하려는 방법을 선택했다. 2015년까지 8,500만 개 일자리 창출을 공언한 중국과 바로 부딪히는 대목이다. 중국 역시 내수소비가 부진한 탓에 당분간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멀리 하기엔 너무 가까운…

만약 미국이 환율법안을 최종 통과시켜 법제화하고 이에 맞서 중국이 대규모 보복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결과는 양국 모두 큰 상처를 입는 마이너스섬 게임이 될 것이다. 상호보완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대중국 수출품이 농산품 위주로 짜인 미국으로서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중국의 협조 즉 중국의 대미 공산품 수입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중국 보복관세 부과도 무제한 내놓기 어렵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소비재를 더 이상 저렴하게 구입하지 못하게 되어 국내 물가상승이 뒤따를 것이고 동시에 중국의 대미 투자가 급감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도 고민이 많다. 미국은 EU와 함께 중국의 양대 수출시장이다. 올해 대EU 수출전망이 두 자리 수 감소세까지 예상되는 마당에 대미 수출마저 타격을 받게 되면 역시 정권 교체기에 들어선 중국으로서는 대량실업과 경기 경착륙 등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중국국제정보연구소(國際信息硏究所)는 미국의 손실이 70%, 중국의 손실이 30%로 미국이 더 큰 피해를 당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승자 없는 게임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양국은 가까이 하기엔 많이 틀어져 버렸지만 그렇다고 멀리 하기엔 여전히 가깝고 서로 너무나 중요한 사이인 것이다.

2012년 3대 시나리오

현재로서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 양상의 무역전쟁에 돌입하는 가능성은 환율법안의 하원 통과 후 오바마 대통령의 비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공산이 크다.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첫째 오바마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이다. 한동안 중국에 대해 으름장을 놓고 압박을 더해가겠지만 마지막엔 법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미국은 과거에도 중국에 대해 고강도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넣었지만 결전을 벌이지 않고 뒷수습을 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런 용두사미형 시나리오는 그 동안 중국과 티격태격하며 보복관세 공방 등 이미 벌여놓은 일들이 많은데다 올해 말 대선까지 앞둔 미행정부로서는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다.

둘째 환율법안이 하원을 거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고 발효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있다. 미국은 중국 측의 덤핑행위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중국 상품에 대해 징벌성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중국은 맞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양국은 대규모 무역전쟁에 빠져들게 된다. 양국 간 무역전쟁은 다른 나라에도 번지면서 세계경제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고 갈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동시에 부과하자 당장 미국에 공장을 가진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나리오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와중에 미국이 섣불리 짚어들 카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오바마가 하원을 통과한 환율법안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하는 시나리오가 있다. 환율법안이 최종 채택되더라도 양국 정부가 한발씩 양보하는 모종의 합의를 모색하는 경우이다. 서로 체면은 살리되 실리도 찾는 것으로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보인다. 미국은 지난 1990년대에 클린턴 대통령이 의회와의 대립을 불사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1년 단위 최혜국대우(MFN) 심사를 영구정상무역관계(PNTR)로 격상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 기업에 대해 상당 폭의 시장개방을 약속했고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삭감하는데 합의를 한 배경이 있다.

올해 미중 무역기상도는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나 중국과 미국을 1, 2위 수출시장으로 둔 한국으로서는 가장 유의해야 할 대외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박한진/KOTRA 베이징부역관 부관장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으로, 한국외국어대 중국정치경제학 석사 과정과 상하이 복단대학 기업관리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중국전문가포럼 위원, 충청남도 중국 전문 국제자문역,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중국어교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중사과학학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 등에서 중국 경제를 해설하고 프레시안 ‘중국탐구’ 코너 등 여러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에서 동시 출간한 <10년후 중국>, <박한진의 차이나 포커스>, <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 등 13종을 집필했고, <화폐전쟁> 1, 2편과 <화폐전쟁, 진실과 미래>를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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