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업계 호황, 짝퉁 기념품 판매 기승, 사망자 속출 등
▶월드컵 때문에 TV업계 호황?
보다 생생한 경기시청을 위한 이들의 욕구가 컬러TV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시 80여개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한 통계에 따르면 5월 들어 30~40인치의 컬러 TV 하루 평균 판매량은 338대, 40~50인치는 183대, 50인치 이상은 8대에 달했다. 30인치 이상의 TV 판매량은 전월대비 무려 80% 올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명백한 월드컵 특수에 따른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도 불꽃경쟁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각 포털사이트의 경쟁도 흥미롭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은 네트워크디지털전파권을 획득한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매 경기 주요장면을 4분 분량으로 편집해 서비스할 수 있게 협약했고, TOM은 '体坛周报'로부터 기사 컨텐츠를 제공받기로 했다. 왕이(www.163.com)는 미국 게티이미지(Getty Images)와 컨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고, 시나(sina)도 독일 DPA 통신사 등 월드컵 취재권 보유 기관과의 협력을 구축했다. 한편 QQ는 개막에 앞서 SMG와 공동으로 월드컵 인터랙티브 채널을 개통해 개막식 및 개막전을 생중계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발로 끝나 수일간 사과 공고를 게재해야 했다.
▶짝퉁 기념품 판매 기승
오는 30일 전격 철거될 상양시장에는 월드컵 본선팀의 유니폼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안, 색상을 쏙 빼닮은 이들 유니폼의 판매가격은 단 50위엔. 이들 유니폼은 타오바오 등 경매 사이트에서도 공개 거래되고 있다.'野果冻'이란 아이디를 쓰는 상인은 아예 짝퉁 유니폼을 함께 팔자며 가맹문의번호까지 공개했다.
한편 '짝퉁' 루이비통 핸드백 판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까르푸가 또 한번 체면을 구겼다. 까르푸는 중국 내 9개 도시 매장에서 버젓이 독일월드컵의 공인구인 '팀 가이스트' 모조품을 팔다 적발돼, 모두 판매가격의 2배에 리콜키로 했다. 까르푸는 아디다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정품가격의 6%에 불과한 59.9위엔만 받고 판매해왔다.
▶월드컵 때문에 사망?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에서 경기 시청 중 사망한 사례가 줄지어 보도되고 있다. 지난 10일 후난성 창사(长沙)의 한 청년이 주점에서 동료와 관전하다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10일에는 홍콩에서 심장병 환자가, 12일에는 상하이와 원저우에서 각각 한 사람이 시청 중에 숨졌다. 한국-토고전이 있은 13일밤에는 항저우의 한 주부가 경기 종료 직후 뇌일혈을 일으키며 그대로 숨졌다. 14일에는 광동성 주하이(珠海)에서 60대 남자가 밤새 경기를 본 뒤 의식을 잃고 병원에서 숨졌다.
자살사례도 있었다. 쓰촨성의 한 여성은 '밤중에 시끄럽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경기를 못 보게 한 남자친구와 말다툼이 붙다 결국 1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중국 여성의 85%가 관심있는 월드컵 경기를 챙겨 보겠다고 응답했는 등 중국 여성의 월드컵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드컵 공기도 판매
월드컵 상술이 판치는 가운데 이번에는 독일 월드컵 현지의 공기를 판다는 광고까지 나돌았다. '달 대사관'이란 회사를 운영하는 李捷씨는 폭 3cm, 길이 9cm 가량 되는 비닐봉지에 월드컵 경기장의 공기를 채취해 판매한다는 광고를 올렸다. 원산지증명과 통관필증까지 붙인 이 공기는 천 봉지 분량으로 한 봉지당 50위엔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중국 언론들은 그러나 이 상품을 기획한 회사가 이전에 달토지 분양에 나섰다가 불법 토지거래명목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당하는 등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벤트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CO 휴무 타고 타지에서 관전
SCO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상하이는 달콤한 황금연휴(14~18일)을 즐겼다. 그러나 곳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야외 활동에 대해 제재가 가해지면서 상하이를 벗어나 인근 타 도시에서 월드컵 경기를 청한 이들이 많았다고 新民晨报가 보도했다.
▷이현승 기자(hslee@shanghaiba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