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막한 중국 양회 소속의원 5,100여명 중 자산 10억달러(1조915억원) 이상인 억만장자가 무려 83명에 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합쳐 일컫는다.
FT는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소 조사 결과를 인용해 헌법상 최고 국가권력기관이자 의결기구인 전인대에 참석한 억만장자는 31명,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정협 위원은 52명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억달러 이상 부자가 전인대에 28명, 정협에 43명 등 71명이 참석했던 데 비해 17% 늘어난 것으로 중국에서 부와 권력의 결합 추세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회에 참석한 억만장자 83명의 재산은 평균 33억5,000만달러였으며 최고 부자는 전인대 대표인 쭝칭허우(68) 와하하그룹 회장으로 13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협 위원 가운데 3대 거부는 모두 홍콩 갑부 아들들이었다. 이 중 자산이 가장 많은 빅터 리 위원은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 청쿵부동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FT는 중국 지도자들과 그들의 가족이 숨긴 재산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재산은 후룬연구소 보고서보다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17일 전인대 폐막과 함께 새 국가주석에 취임하는 시진핑 총서기가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소득격차 완화 및 부의 분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빈부격차가 세계 최대 수준으로 사회적 소요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도시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7,000달러 미만이다.
한편 미국에는 1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으며 최고 부자인 공화당의 마이클 매콜(텍사스) 하원의원의 재산도 3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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