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을 추종하는 통치술을 구사하면서 자신의 본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시 주석은 문화대혁명 시절 부친이 숙청을 당하는 등 수난을 겪었지만, 일당 지배체제 및 마오쩌둥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을 잃지 않았다. 시 주석의 어릴 적 친구는 신문에 "그는 10대 시절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 이론에 대한 독서에 열중했다"면서 "시 주석이 자신의 진짜 색깔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시진핑과 보시라이 같은 혁명 원로 출신 자제들은 같이 마오쩌둥 사상 교육을 받았다"면서 "그들은 문제에 직면하면 바로 마오쩌둥 사상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공산당 혁명성지인 허베이(河北)성 시바이포(西栢坡)를 방문해 '선물을 보내지 말라, 건배를 최소화하라'는 등 마오쩌둥의 시바이포 6개 원칙을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법치 등에 대한 토론을 제한하는가 하면 언론자유, 보편적 가치, 사법 독립 등 심각한 문제와 싸우라고 관료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집권화된 권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좌파세력을 중심으로 시 주석의 행보는 지지를 받고 있다. 좌파 경제학자 후안강은 "마오쩌둥은 우리들에게 풍부한 자원"이라며 "시 주석이 하는 일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좌파 경제학자 장훙량도 "시 주석을 지지해야 하며, 그의 최근 연설은 우리의 정치적 의제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정치적으로는 제한된 자유화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재임기간 중 의미있는 정치개혁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치개혁을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