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2천여명, 시정부 청사로 몰려가 중재 촉구
노후 중공업 지역인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제철업체에서 2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지난 15일부터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파업에 들어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이룽장 지시(鷄西)시에 있는 민영기업 베이강(北鋼) 근로자들이 6개월 밀린 임금을 지불해달라며 파업에 이어 15∼16일 양일간 가두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생존을 바란다', '먹을 것을 원한다', '밀린 임금을 달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정부 청사 앞으로 행진해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근로자들은 회사 측이 임금을 체불한 외에도 지난 2년간 직원들의 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보험료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근로자들의 전면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용광로도 멈춰섰으나 현재로선 타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시정부는 이번 파업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회사 측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자칫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있다.
베이강의 파업 소식은 중국 인터넷 사이트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라'며 파업 지지에 나섰다.
문제의 제철소는 원래 국유기업이었으나 지역 사업가에게 매각됐다. 베이강은 건설용 대형 철재를 생산하고 있으나 최근 경영난으로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6개월 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을 위한 비정부 기구인 중국노공통신(中國勞工通訊)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국에서 접수된 노동분쟁이 모두 201건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린(吉林)·헤이룽장·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은 지난 1970년대까지 중국의 중공업 기지였으나 개혁·개방이후 대형 국유기업들이 시설 낙후와 경영부실로 도산이 잇따르고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 문제 지역으로 꼽혀왔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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