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존슨, 내년 시안 공장가동
머크, 난통에 6억5천元 제약공장 설립
올해 7월 영국계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laxoSmithKline)의 고위급 경영진 4명이 뇌물제공 및 탈세혐의로 중국 공안부에 체포된 이후, 중국시장에서 외국계 제약회사들의 움직임이 매우 조용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과 독일의 머크(Merck)사가 중국에 수억 위안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발표를 하며, 그간의 침묵을 깨고 있다.
국무원은 2020년까지 헬스케어 서비스업을 총 8조위안(한화 140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는 외국계 제약회사들에게 ‘중국 시장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고 있다고 중국망(中国网)은 22일 전했다.
그러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사건결과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관련 부문의 ‘가격제한령’ 등의 불확실 요인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여전히 관망하는 입장이다.
존슨앤존슨, 머크, 중국투자 발표
14일, 미국 존슨앤존슨의 중국 자회사인 시안얀센(西安杨森)은 시안하이테크 산업개발구와 26만7천 평방미터 규모의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4년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이어 독일 머크그룹은 중국 난통(南通)경제기술개발구에 6억5000만 위안을 투자해 제약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공장은 2014년 착공해, 2017년 정식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주로 당뇨병, 심혈관질병과 갑상선 기능장애 치료제를 생산한다.
국가 위생 계획생육위원회(卫生计生委)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당뇨병 환자 수는 9200만 명이 넘고, 발병율은 9.7%에 달한다. 또한 농촌지역의 당뇨병 발병율은 2002년의 1.8%에서 2010년에는 8.4%로 높아져 도시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머크의 이번 발표는 중국의 거대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머크의 자회사인 머크세로노 사장은 중국 신설공장은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 투자 중 최대 규모이며, 향후 연구개발, 생산, 제조 및 판매를 전방위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외국계 제약회사, 중국시장에 대한 자신감 회복
2012년 신흥시장 1위 업체인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Sanofi)는 “중국은 전략적 의의를 지닌 주요시장이다. 사노피는 계속해서 중국 시장의 성장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7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랑홍(梁宏) 중국 부사장은 경찰조사 중 원가 30위안짜리의 약을 300위안에 판매했다고 시인했다. 이후 다수의 다국적 제약회사들 역시 줄줄이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중국내 외국계 제약회사들의 움직임이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정보수집을 통해 중국시장에서의 다음 행보에 대한 전략을 짜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원은 ‘건강서비스업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건강서비스업을 총 8조위안 이상 규모로 키우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이는 외국계 제약회사들에게 중국시장에 대한 확신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이자(Pfizer)중국기업 홍보부는 “2015년까지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은 변함이 없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진퇴에 상관없이 중국시장에 대한 확신과 투자결정은 변함없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시장 불확실 요인 남아있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경영진이 체포되면서 기업매출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 성장만을 기록했고, 중국처방 의약 및 백신은 61%나 하락했다.
다른 외국계 제약회사들 역시 예전만큼 활발한 움직임이 없으며, 수익율 역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중국외국계 투자기업협회 약품연구개발 위원회 주오용칭(卓永清) 회장은 당분간 시장 우려감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힘들어 보이며, 향후 변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시장의 불확실 요인 세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중국의 신약 승인처리 속도가 느리고, 연구개발에 투자한 신약이 언제 수익을 거둘 지 미지수다. 둘째, 중국정부가 제약품에 실시하는 가격제한 등의 조치는 기업들의 머리 위에 달린 다마클레스의 검이다. 셋째, 특허약품의 기간이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그동안 폭리를 취했던 수익방면이 급격히 하락할 위험에 처했다.
▷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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