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머니투데이]
중국 당국이 대형 쇼핑센터 설립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이 확정되면 월마트와 까르푸 등 중국 진출을 준비중인 해외 소매업체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국무원은 현재 상무부가 기초한 대형 쇼핑센터 설립 규제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가 기초한 이번 조항은 올해 말 공표될 예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에 백화점이나 대형 수퍼마켓, 대형 할인점을 세우기 위해선 해당 소매업체들은 상세한 계획안을 시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또 1만 평방미터(3025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설립하려면 공청회를 열어 당국자와 각계 전문가를 비롯해 지역 주민 대표와 경쟁업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매장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가 늘어나고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은 국내 및 해외 소매업체가 대상이나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형 해외 업체들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자국 소매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해 왔다. 지난해 해외 업체가 국내 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중국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해외 업체들의 중국 진출은 급속히 늘었다.

현재 중국에서 60개 점포를 운영중인 월마트는 올해 안에 18개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며 프랑스의 까르푸도 현재 79개 점포에 12개 신설 매장을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 독일의 베스트바이와 영국의 테스코, 스웨덴의 이케아 등도 중국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

일부에선 이번 초안이 상하이 소재 랜화 수퍼마켓과 베이징의 우마트와 같은 중국 국내 업체들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제임스 짐머만 부회장은 "이 법안이 부당하게 해외 업체의 중국 진출을 방해한다면 중국은 WTO가 불법으로 규정한 비관세 장벽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로 무장한 해외 업체들이 중국 당국의 특혜를 누려 왔다며 당국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왕용핑 중국 상무부 고문은 "이번 초안은 해외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신 우리는 단지 보다 균형적이며 과학적인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해외 업체들은 더이상 당국이 용인한 특혜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