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日우경화' 협의주목…中고위인사 방북가능성도 관심
다음 달 중 개최 가능성이 높은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오는 26일부터 1박2일 내지 2박3일 체류할 것으로 알려진 왕 부장의 방한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준비 동향이 계속되고 있고 일본의 집단 자위권 추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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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왕이 외교부장 |
◇ 북핵문제 中 메시지 주목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알려진 지난달 21일 이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비슷한 동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이 임박했다'까지의 징후는 아직 없지만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북한이 명확히 대화 공세로 나오지 않는 이상 핵실험 준비국면이 계속된다고 봐야한다는 게 정부 내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북한이 새로운 신호를 보내야 현재의 국면도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 왕 부장의 방한 계기에 북핵 불용 입장과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반도 안정 차원에서 대화 필요성을 다시 강조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와 관련, 북한의 신호를 기다릴 게 아니라 '대화 모드'를 통해 우리가 정세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얘기도 정부 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왕 부장의 방한시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수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日우경화 대응 방식 관심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집단자위권 본격추구 등을 놓고도 왕 부장 방한 계기에 한중간에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양국은 과거 침략행위를 부인하는 듯한 일본의 언행이 동북아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런 공동 인식은 중국에서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설립, 광복군 기념비 설립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구에 대해 한중 양국 내에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일 동맹 차원의 일본 집단자위권 추구 문제에 더 민감한 상태로 왕 부장 방한 계기에 일본의 우경화 문제 등에 대한 공동 입장 표명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입장은 중국과 좀 다르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에 중국과 '이심전심'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는 기류다.
그러나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다 한미 동맹 차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중국관계 전문가는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과 승부하는데 있어 한국이 중국편이면 좋겠다고 하겠지만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진핑 방한전 中고위급 인사 방북 가능성
왕 부장 방한시 시 주석의 한국 방문 시기도 구체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방한 전에 중국이 북한 달래기 차원에서 북한에 고위급 인사를 보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는 한중 정상회담 전에 북중 최고 지도부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북한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중국이 감안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고위층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잇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왕자루이 부장은 이달초 미국을 방문했으며 이 계기에 미국과 협의한 내용을 북한과도 맞춰볼 필요성도 있는 상태다.
나아가 시 주석 방한 전후로 김일성대학에서 유학한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상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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