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가 미국보다 많으며, 이로써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회사채 발행국이 됐다고 밝혔다.
S&P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회사채 발행국이 되었는데, 이는 우리의 예상보다 1년 빨랐다.”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의 분석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대해 제기된 우려를 잘 보여준다.”라며 “중국 정부가 중소 민간기업의 부실을 구제하는 대신 채무불이행을 허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최근 중국에서는 유동성 긴축상황이 나타나면서 중국 기업의 융자 원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채무불이행 리스크를 확산시켰다.”라고 지적했다.
S&P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정부는 대출 규제에 힘쓰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은행들의 자금 공급과 국유기업의 대규모 자본 지출이 중국 회사채 규모를 확대시켰다고 한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14조 2,000억 달러로 미국의 회사채 규모인 13조 1,000억 달러보다 많다. S&P는 “2018년 중국의 채무와 융자 수요는 20조 4,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다. 미국의 회사채 규모는 14조 달러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또, “재무상황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융자난 가중, 금리 상승 등의 요인이 더해져서 중국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예상된다.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중국 기업이 경영난을 겪으면 빠르게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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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보면 한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할 때 자산 대비 부채규모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주식시장의 평가는 부채규모보다는 수익률과 미래 성장성에 따른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선진국 금융위기 이후 신용에 대한 가치 평가는 매우 인색해져서 부채규모가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부각된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기업의 자산규모가 우연히 확대되는 일도 발생했다. 또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부채규모를 늘려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이 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확장국면에 있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부동산 가격과 경기호황의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 중국기업들은 자산대비 부채규모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참고) 전용복, “중국에서 기준금리의 변화가 기업의 자금조달에 미치는 영향”, 동북아 경제연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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