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호텔이나 식당 등에서 식사를 마친 후 종업원에게 신용카드를 넘겨 결제하다가 자칫 신용정보를 그대로 털릴 수도 있다.
얼마전 상하이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상습적으로 고객의 신용카드를 불법 복사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6일 노동보(劳动报)가 보도했다.
올해 4월 마(马) 모 씨는 도심에 위치한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후 신용카드를 꺼내 여종업원에게 건넸다. 여종업원은 카드를 들고 카운터로 이동하려 하다가 마 씨의 제지를 받았다. 그녀는 POS기를 들고와서 마 씨의 신용카드를 긁은 뒤 마 씨가 싸인하는 틈을 타서 영수증을 든 왼쪽 손 밑으로 다시 한번 카드를 긁는 행동을 했다.
그녀의 이같은 행동은 마 씨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마 씨가 그녀의 왼손을 잡아채자 검은색 박스 하나가 흘러내렸다. 검은 색 박스는 신용카드 정보를 절도하는 기기였던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여종업원 루(鹿) 씨는 신용카드 정보 절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신분증으로 위장취업을 한 뒤 이같은 수법으로 수많은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냈던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수법이 사기범죄조직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올 2월 탕(汤) 씨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옌(闫) 씨로부터 고급 식당의 종업원으로 위장 취업 후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말에 혹해 신용카드정보 절도에 나섰다. 그들은 시안, 항저우, 닝보 등 지역을 다니면서 위장취업, 신용카드정보 절도 행위를 일삼았으며 상하이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절도한 신용카드 정보를 또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들로부터 정보를 구매한 자들은 복제카드를 만들어 거액의 소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징안취검찰원(静安区检察院) 관계자는 "고객이 결제하는 틈을 타서 신용카드정보를 빼내는 범죄사건이 최근들어 빈발하고 있다"면서 "신용카드를 분실하지도 않았는데 광동성 등 다른 지역에서 카드결제가 이뤄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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