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월마트 점포 62곳 전부 노조설립 완료에
노동계 "노조조직률 연내 60%로 확대"선언
정부도 근로자 권익강화 '노동계약법' 추진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에 메가톤급 '노풍(勞風)'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국 노동계가 월마트의 '무노조 신화'를 무너뜨린 여세를 몰아 중국에 진출한 500대 다국적 기업 모두에 노동조합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폭 강화한 '노동계약법' 제정을 강력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저임금과 고용유연성이 강점이었던 중국의 노동시장이 급변하면서 외자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노조설립 예외 없다"= 13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의 전국 노조단체인 중화전국총공회는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의 노조 조직률을 연말까지 현재의 30%에서 60%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총공회의 쉬더밍(徐德明) 부주석은 12일 베이징(北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할인체인점 월마트 스토어의 중국 내 점포 62곳 전부가 9월 말까지 노조 설립을 완료했다"며 "이번 승리를 계기로 중국에 진출한 세계 500대 다국적기업의 노조 건설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쉬 부주석은 코닥과 델 등 2개 미국기업과 대만기업으로 애플컴퓨터의 아이팟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팍스콘 테크놀로지 홀딩스 등 노조설립을 거부해온 다국적기업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압박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15만여개 외자기업 및 법인의 노조결성 비율은 30%선이며, 중국 전체 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66%이다.
중국 공산당의 산하조직인 전국총공회의 이 같은 '총공세'로 외자 기업들이 달라지 노동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외자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외자 유치가 다급했던 시절 무노조 경영을 눈 감아 주는 등 다국적 기업에 대해 많은 혜택을 주었으나 이젠 모두 옛말이 된 것 같다"며 "중국 노동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약법도 큰 부담=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 및 고용조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계약법'도 외자기업들에게 큰 부담 요인이다. 새 법안에서는 양로(국민연금), 실업, 산재, 의료, 생육(출산과 교육) 등 5대 사회보험 가입의무조항에 대한 준수여부 감독과 처벌이 강화됐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은 경제정책 방향이 성장을 중시했던 '선부론(先富論)'에서 소득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는 '균부론(均富論)'으로 전환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공산당이 제16기 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6기 6중전회)에서 '조화사회 건설'을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으로 확정함에 따라 '노풍(勞風)'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주중 한국상회 관계자는 "그동안 외자기업들의 노무관리에 대해 중국 정부의 간섭이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최근 법 적용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면서 "근로계약 미체결, 초과근로시간 한도 초과 등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