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5개월 사이에 200만 명의 중국인들이 증시에 새로 진입했다. 이에 비해 은행 예금은 5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이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의 새로운 투자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 은행이탈-증시합류
15일 중국증권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9월까지 5개월 동안 200만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주식시장에 합류했다. 이전 5개월(1~5월) 동안 투자자의 수가 86만1800명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새로 증시에 진입한 투자자들의 자금은 7600만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자금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면 10월 들어 은행 예금은 2001년 6월 이후 5년여 만에 줄었다. 10월 기준 중국의 은행 예금은 76억위안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시장 랠리
기관 및 외국인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뛰어들면서 상하이 증시는 호황을 맞고 있다.
올해 상하이증시 지수는 60% 가량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화요일 1888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제 2001년 6월 사상 최고치(2245)를 향하고 있다.
상하이증시의 호황은 개인 투자자 덕분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일일 거래량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증시 호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중국공상은행(ICBC)의 상장이다. 지난달 공상은행은 상하이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5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로써 평범한 중국인들도 IPO와 블루칩을 통해 경제성장의 수혜를 입고 있다.
주식투자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의지도 증시 랠리의 동력이다. 중국에서 '주식 (투자)문화'는 경제 정책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주식에 더 많은 돈이 유입되면 은행대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부문의 위험을 줄일 수 있어서다.
또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면 상하이와 같은 도시에서 투기성 부동산 거품을 걷어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언제까지
추세로 볼 때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광풍은 증시가 급락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기준 중국의 주식 투자자는 전체 인구의 5% 수준인 7600만명에 이른다. 반면 미국은 가정의 40%가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중국의 투자 수요는 확대될 여지가 많은 셈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주식투자는 서서히 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상하이지수가 내년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부양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들은 지수의 사상 최고치 돌파는 정부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궈타이쥐난 증권의 VIP룸 트레이더, 라오 주는 "정부가 몇 년 전 부동산 시장을 부양시켰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주식시장을 부양하려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이퉁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장 뀌는 "신문을 파는 나이든 여성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는 순간 랠리는 종말이라는 격언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