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지에를 끼고 전후 좌우하여 보름내지 한 달은 대다수의 상하이의 타이타이들이 가사에 전업하게 되는 고마운(?) 기간을 갖게 된다.
우리집도 아이들까지 방학을 한 터라 평소보다 할 일이 더 많아졌다. 그간 살림은 대충 아이(阿姨)에게 맡겨놓았었기에 처음 이삼일은 일머리도 잡히지 않는 쉽지 않은 날을 보냈다. 그나마 우리 집은 애들이 커서 기특하게도 자신의 전문분야(?)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이번 방학을 보내게 되었다. 큰아이는 설거지의 대가로서-참 엄마보다 낫다- 정리 정돈 및 설거지를 도와 주었고, 작은아이와 막내는 청소, 빨래 널기와 개키기 등으로 함께 집안일을 하였다.
모처럼 우리 아이들도 가사일이 쉽지 않음을 배운 것 같고, 자신들이 참으로 편한 환경에 살고 있음을 새삼 느끼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밥해먹고 치우고를 반복해야 하는 일들에다 명절에 오고 가는 손님까지, 일의 양은 늘어나고, 방학 중에 처리해야 할 일도 많고, 아이들 공부도 중요한 부분이라 마음만 분주하고 바쁜 겨울이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살림을 맡아서 혼자 해보리라는 의지는 점점 약해지고 아이(阿姨) 돌아오는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아이(阿姨)라고 모처럼 고향에 돌아가 일가친척과 자신의 아들, 딸을 만나는데 어찌 쉽게 발이 떨어지겠는가. 게다가 우리 아이(阿姨)는 사촌 결혼식까지 보고 오느라 약속보다 나흘이나 더 있다 온다나.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아이(阿姨)가 출근을 했다. 와 주어서 고마운 것이다.
아이(阿姨)에게 보다 인격적으로 대하며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준철기간, 상하이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에 감사하며, 이렇게 모아지는 시간을 보다 유용하게 써야 한다고 새삼 다짐해본다.
▶완커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