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자력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어, 중국발 우라늄 쟁탈전과 핵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중국은 석유·천연가스 쟁탈전에 이어 원자력 발전의 원료인 우라늄 확보를 위해 세계로 손을 뻗치고 있다고 홍콩 <아주시보>가 7일 보도했다. 중국은 2004년 3500만㎾h의 전력이 부족해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지난해에도 여전히 2500만㎾h의 전력이 부족했다. 중국 에너지의 74%를 제공해온 석탄업이 대형 탄광사고와 중·소 탄광 폐쇄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이런 전력 부족의 요인이다.
석유·천연가스의 6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도 중국이 원자력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석유·천연가스의 파이프라인 건설과 저장시설 건설·유지비용 등도 원자력의 매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9곳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중국은 32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안으로 2기를 더 준공한다. 2020년까지 480억달러를 투자해 모두 30기의 핵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자문관리국(EIA)은 2000년 중국의 원자력 에너지 발전량은 160억㎾h이었으나, 2010년엔 660억㎾h, 2015년엔 1290억㎾h, 2020년에는 1420억㎾h에 이르러 캐나다와 러시아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심의 중인 11차 5개년계획안에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미 31개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16개 지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중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총괄하는 중핵집단의 캉르신 총경리(대표이사)는 “총발전량 가운데 원자력 에너지의 비중은 현재 2%에서 2010년 6%까지 높아질 것이며, 30기의 핵발전소가 모두 준공되면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원료 확보를 위해 중국은 지난달 외국 우라늄 광산 개발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중국은 이미 카자흐스탄, 러시아와 더불어 세계 5위 우라늄 생산국인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우라늄 광산 개발에 관한 협정을 맺은 바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와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핵에너지 전문가인 왕이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아직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기술이나 해결방법이 없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성숙한 대응기술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 발전 대신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반응방식도 안전한 ‘핵융합’ 방식의 연구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아주시보>는 전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