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07조 달러·미국 1660억달러 관세 환급 충격 속 정책 재편
중국이 수출환급(出口退稅) 제도를 본격적으로 축소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4월 1일자로 광복(光伏·태양광) 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수출환급이 전면 폐지된 데 이어, 리튬·니켈수소 등 배터리 제품 환급률은 9%에서 6%로 인하됐고, 2027년 1월 1일부터는 배터리도 환급이 완전히 폐지된다. 동시에 미국이 4월 20일부터 1660억 달러 규모 관세 환급을 시작하는 등 대외 통상 환경까지 크게 흔들리면서, “수출 보조금”으로 상징되어온 중국 외향형 성장 모델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증권시보(證券時報)
재정부·세무총국이 1월 9일 공고한 “광복 등 제품 수출환급 정책 조정 공고”는 양면적 의미를 갖는다.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광복 제품 249개 품목의 부가세 환급은 4월 1일 자로 일괄 폐지됐고, 리튬이온·니켈수소전지 등 배터리 22개 품목의 환급률은 동일자로 9%→6%로 인하됐다가 2027년 1월 1일에 0%로 떨어진다. 두 업종 모두 중국의 수출 효자 산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사실상 “졸업장 발급”으로 풀이된다.
왜 지금 환급을 줄이는가. 포춘차이나(Fortune China)는 “다년간 환급으로 지원해 키운 광복·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은 이미 갖췄지만, 동시에 출혈경쟁(內捲·neijuan)과 반보조금 조사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환급액이 사실상 해외 시장 보조금으로 전용되어 국내 생산자의 이익으로 환원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광복산업협회 역시 “환급액을 가격 협상의 여지로 가져가 사실상 외국 구매자에게 넘기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거시 데이터도 이러한 정책 전환의 배경을 설명한다. 소후재경(搜狐財經)이 인용한 중금공사(中金)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1~11월 중국 무역흑자 누적 규모는 약 1조7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부가 지급한 수출환급액은 1조9000억 위안에 달해, 사실상 흑자의 상당 부분이 환급에 의해 떠받쳐진 셈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무역흑자가 세계 전체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까지 치솟았고, 미국·EU·인도 등 주요 교역국의 반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도 변수이다. 신랑재경(新浪財經)은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를 인용해 “4월 20일부터 1660억 달러(약 11조3000억 위안) 규모의 관세 환급 절차가 본격 가동된다”며 “이는 2월 미국 대법원이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근거 관세를 무효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고 전했다. 약 5만6000개 수입업체가 1270억 달러어치를 이미 전자 환급 신청했고, 페덱스·코스트코 등 2000개 기업이 전액 환급 소송에 가세했다. 다만 행정부는 “환급 속도보다 새 관세 도구 개발이 우선”이라고 못박아, 향후 또 다른 통상 압박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안팎의 압박 속에서 중국이 환급을 줄이는 것은 “보조금 외부 유출”을 막고, 줄어든 재정 여력을 내수 확대로 돌리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재경(財經) 매체 포춘차이나는 “이번 정책의 본질은 자원을 생산 보조에서 국민·근로자 가처분소득 확충으로 옮기는 데 있다”며 “사회보장 강화와 임금 인상을 통한 소비 증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충격은 작지 않다. 광복 업계에서는 가격 협상력이 약한 중소 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동시에 시장 정화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디탄왕(低碳網)은 “환급 폐지는 단기적으로는 마진 압박이지만, 중장기로는 출혈경쟁을 끝내고 룽터우(龍頭) 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을 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업계도 비슷하다. 9%→6%→0%로 단계적 인하를 진행함으로써 충격을 완충하면서, 동시에 CATL·BYD 등 상위 사업자에게 유리한 구조 조정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철강·화학 등 추가 품목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금 리포트는 “2026년 1월 1일부터 일부 철강 제품에 수출허가증 관리 제도가 도입됐고, 이는 환급 축소와 같은 맥락”이라며 “철강·태양광·배터리·일부 기계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수출 → 내수” 전환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단행되는 것이지, 단순한 수출 압박은 아니라는 점이 강조된다.
거시·금융 측면에서 영향도 크다. 중금공사는 “수출환급 축소와 무역흑자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인민폐 강세 압박은 완화되겠지만 동시에 산업재 재고 누적이 가격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1년물 동업증서(CD) 금리는 현재 1.6~1.7%에서 1.0~1.2%까지, 10년물 국채금리는 1.5% 아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상 디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해 통화 완화 여력을 키우는 정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환급 시대의 종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이일재경(第一財經·Yicai)은 “광복·배터리에서 시작된 환급 폐지는 향후 수출 의존형 산업 전반의 정책 재설계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미국의 관세 변덕,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인도·동남아의 반덤핑 흐름 속에서 중국이 단순한 가격 경쟁 대신 부가가치·기술·브랜드 중심의 수출 구조로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원문 출처: 財富中文網(Fortune China) — 扩内需「组合拳」关键落子:万亿退税转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