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촨푸 회장, 7000명 연구진·1000억 위안 투자 공개… 합산 연산력 2100TOPS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比亚迪)가 자체 개발한 중국 최초의 4나노(nm) 공정 자율주행 전용 칩을 공개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BYD 쉬안지 A3 칩 발표 현장. 사진=新京报
신경보(新京报)와 신랑(新浪)테크 등 중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BYD는 지난 28일 저녁 ‘감위(敢为)’라는 이름의 스마트화 전략 발표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4나노 차량용 자율주행 칩 ‘쉬안지(璇玑) A3’를 정식 공개했습니다. 회사 측은 해당 칩이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L3와 L4 수준의 고도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신랑테크 보도에 따르면, 쉬안지 A3는 차량용으로는 중국에서 처음 채택된 4나노 공정 기반 자율주행 칩으로, 단일 칩 기준 연산 성능은 약 700TOPS(초당 1조 회 연산) 수준이며, 차량 한 대에 세 개의 칩을 탑재해 총 2100TOPS 이상의 연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BYD는 자체 알고리즘과의 최적화를 통해 연산 자원 활용률을 기존 대비 100% 향상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촨푸(王传福) BYD 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칩을 직접 만든다는 것은 마치 땅을 사서 직접 집을 짓는 것과 같다. 투자 규모는 매우 크지만, 필요에 맞춰 설계할 수 있고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업데이트 속도도 빠르다”고 자체 개발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약 두 시간에 걸친 발표회에서 사용된 40여 장의 슬라이드 가운데 13장이 반도체 기술에 할애됐다고 신경보는 전했습니다.
BYD 스마트화 전략 발표회 현장. 사진=北京日报
경보망(京报网) 등 베이징 매체에 따르면, BYD는 2002년부터 IC 설계 부서를 꾸려 칩 개발을 시작했으며, 이 부서가 오늘날 BYD반도체의 모체가 됐다고 합니다. 현재 BYD는 7000명이 넘는 반도체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누적 투자액은 1000억 위안(약 19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4곳의 칩 연구개발 기지와 5곳의 웨이퍼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칩 설계와 아키텍처, 회로 설계부터 웨이퍼 제조와 패키징, 테스트까지 7단계 전 공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자동차 기업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합니다.
BYD는 그동안 자동차용으로만 13개 카테고리, 566개 품목의 칩을 출시했고 국내외 46개 완성차 업체에 공급해 왔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쉬안지 A3는 BYD가 만든 567번째 차량용 칩에 해당합니다.
36커(36Kr)는 분석 기사를 통해, 쉬안지 A3가 4나노라는 첨단 공정의 외형 못지않게 차량용 칩으로서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125도에 이르는 극한의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수십만 ㎞ 주행과 10여 년의 사용 기간 동안 거의 오류가 없어야 하는 ASIL-D 수준의 기능 안전 등급을 충족해야 합니다. 36커는 “단순 연산 수치의 절대값보다, 첨단 공정과 차량용 인증, 그리고 대규모 양산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낸 데에 의미가 있다”고 평했습니다.
다만 같은 매체는 쉬안지 A3가 현재 시장에서 절대적인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라고도 짚었습니다. 대규모로 양산되고 있는 자율주행 칩으로는 여전히 화웨이와 엔비디아, 호라이즌 로보틱스(地平线) 등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BYD는 칩 발표와 함께 ‘안전 보장(安全兜底)’ 정책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자사의 운전 보조 시스템 ‘톈선즈옌(天神之眼)’ B와 A를 탑재한 차량에 대해 도시 내비게이션 보조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발생일로부터 1년간 차량 수리비와 상대방 재산 피해, 인명 피해까지 BYD가 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입니다. 회사 측은 이를 보험이 아닌 ‘기업의 약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이신(財新) 계열 매체와 신경보 보도를 종합하면, BYD는 현재 보조 운전 기능을 탑재한 차량 약 315만 대를 운행 중이며, 하루 평균 약 2억 ㎞에 달하는 실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누적된 톈선즈옌 시스템의 충돌 위험 회피 사례는 1500만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BYD는 전 차종에 톈선즈옌 B의 ‘레이저 버전’ 옵션을 12,000위안(약 230만 원)에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경보망은 이번 발표를 두고 “완성차 업체가 직접 첨단 공정 칩을 들고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인 ‘칩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BYD뿐 아니라 니오(蔚来)·샤오펑(小鹏)·리오토(理想), 그리고 이치(一汽)·둥펑(东风) 등 전통 완성차 기업들까지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해외 칩 공급사들의 중국 내 입지를 점차 좁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자공정 전문지 EE타임스 중국판은 “BYD의 행보는 단순한 부품 국산화를 넘어,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적으로 설계해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자체 칩과 자체 알고리즘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외부 공급사 일정에 좌우되지 않고 빠른 기능 업데이트가 가능해진다는 점이 핵심 강점으로 꼽힙니다.
한편 일부 산업계 관계자들은 신중한 시각도 내놓고 있습니다. 36커가 인용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정 미세화 숫자만으로는 자동차용 칩의 실제 경쟁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장기간 차량 환경에서의 신뢰성 검증과 부품 공급 안정성이 양산 초기에 어떻게 입증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BYD는 이번 쉬안지 A3를 시작으로 향후 자체 칩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임을 시사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에 이어 ‘스마트화’ 경쟁의 한가운데로 진입한 가운데, 자체 반도체 역량이 향후 완성차 업체 간 차별화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출처: 신경보(新京报) – 芯片自研+安全兜底,比亚迪为普及智驾拼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