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년간 급속 성장세를 보인 중국 중고 자동차 수출이 올해부터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차이신(财新)은 22일 열린 중국 자동차 딜러 컨퍼런스에서 왕샹위(王翔雨) 이웨이(易威) 신에너지 테크놀로지 유한공사 최고경영자(CEO)가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중국의 중고차 수출은 초창기 시범 도시, 기업 수가 매우 적고 제품의 시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면서 현지 공급 공백이 생겼고, 이 틈을 타 중국 기업은 러시아 시장에 신차를 직접 수출하면서 ‘제로 킬로미터 중고차’ 판매를 꾀했다.
‘제로 킬로미터 중고차’란 무역상이 중국 내에서 자동차를 구매한 후 실제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고로 수출되는 차량을 뜻한다.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등) 국가로 합법적인 수출을 한 자동차는 연합 내에서 번호판 등록 및 운행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해당 국가를 경유해 러시아에 제로 킬러미터 중고차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리펑(李峰) 러시아 중국 총상회 부사무총장은 “국내에서 4만 4000달러에 판매되는 신에너지차 한 대가 키르기스스탄 등 국가를 경유해 러시아로 수출하는 경우, 러시아에 직접 수출하는 비용보다 약 2만 1000달러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러시아 시장 기회는 중국 중고차 수출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중국 자동차 유통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의 중고차 수출 수는 각각 6만 9000대, 27만 5000대, 43만 6000대로 집계됐다. 여기에 일부 무역상이 세금 등을 피하기 위해 개조 차량 등의 형태로 수출하는 수치를 포함하면 실제 수출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의 정책 변화로 중국의 중고차 수출은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해 4월 1일 러시아는 EAEU를 경유하는 수입차를 대상으로 세금 차익을 막는 법령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 1일 수입 자동차에 대한 폐차세를 70~85%까지 인상했다.
윙샹위 부사무총장은 “중고차 수출 고속 성장세와 폭리 시대는 이미 끝났다”면서 “올해 수출량은 40~50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5% 미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유통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업계 종사자 10명 중 7명이 올해 중고차 수출 총이익률이 5%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왕샹위 부사무총장은 “중고차 수출은 점차 이성적인 성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수출 대상 시장도 다양화되고 있기에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자동차 유통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가 키르기스스탄을 제치고 중국 중고차 최대 수출 목적지로 부상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중동, 아프리카 등의 시장으로 재수출하기 위한 중국 중고차 수출의 경유지로 최근에는 아프리카가 중국 중고차 수출의 유망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유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