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내년 중국 소비 증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전반적인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정책 변화’를 꼽았다.
2일 재신망(财新网)은 UBS 중화권 소비 산업 연구 책임자 펑옌옌(彭燕燕)이 2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펑옌옌은 “올해 상반기 중국 소비 분야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품목은 가전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시행한 가전제품 ‘국가보조금(国补)’ 정책의 덕이 컸다”며 “내년 중국의 가전제품 보조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지원 금액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지급된 가전제품 보조금이 이미 교체 수요를 상당 부분 충족시켰고 향후 지급되는 보조금이 가전제품 수요를 추가로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가전이 전체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펑옌옌은 내다봤다.
내년 중국 소비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펑옌옌은 “내년 중국 소비에 대한 UBS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면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중국 정부가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을 다른 분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조짐을 보인 기조로 지난 7월 28일 출범한 ‘육아 보조금 제도 시행 방안’에서 내년 육아 보조금을 확대하고 영유아 가정 대상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명시한 데 따른 전망이다.
이밖에 실업자, 학생, 농민 노동자 등 특정 계층이나 서비스 소비 분야의 보조금도 출범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세부 분야로 보면, 전반적인 소비는 한 자릿수 낮은 성장률에 그쳤지만, 트렌디 토이, 체인 티 브랜드, 프리미엄 귀금속, 반려동물 등 업계는 강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추세다.
외식업계의 경우, 대형 체인 브랜드들은 동일 매장 매출과 매장 확장 속도가 동반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 소규모 점포는 빠르게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UBS는 중국 외식 체인 기업들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광 산업 관련 UBS증권이 최근 발표한 ‘중국 레저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관광 소비는 전체 주민 소비에서 10% 비중을 차지하며 증가율이 가장 빠른 소비 분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중국 여행객의 국내 여행 소비는 연평균 4.8% 증가해 GDP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여행 소비는 이보다 더 높은 7.6%로 오는 2040년 중국 여행객이 총 2조 4500억 달러(3607조 6250억원)의 시장 규모를 창출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중 국내 여행 소비가 전체의 75%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편, 해외 소비는 24% 비중의 6280억 달러로 글로벌 해외여행 소비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UBS증권은 중국 국내 관광은 단기적으로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나, 낮은 여행 비용이 국내 관광 수요를 끌어올려 중국 관광객의 1인당 국내 여행 빈도가 지난 2019년 연간 4.3회에서 오는 2040년 7.9회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40년 중국 관광객의 국내 여행 수입 규모는 1조 8220억 달러(2683조 26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2.3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여행의 경우, 중국의 해외여행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한 가운데 일본, 한국 등 인기 여행지의 경우 팬데믹 전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비 수준 하락과 저소득층의 해외여행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자 1인당 소비는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