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증시가 새해 들어 거센 속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25일 재련사(财联社)에 따르면 2월 24일까지 올해 홍콩에서 기업공개 IPO를 완료한 기업은 24곳이며 총 모집액은 892억2600만 홍콩달러(약 16조 3881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배 수준이다. 2026년이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전체 모집액의 4분의 1을 넘어섰고, 현재 홍콩거래소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도 388곳에 이른다.
시장 판도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주도권을 가졌던 금융과 부동산 업종은 한발 물러났고,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의약 기업이 자금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연초 IPO 가운데 무웬(牧原股份)과 동펑음료(东鹏饮料) 등 소비 업종 대형주도 상위권을 지켰지만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AI 기업의 약진이었다. Biren Technology(壁仞科技)와 즈푸(智谱), MiniMax 등 주요 AI 기업이 잇따라 상장해 단일 IPO에서 50억 홍콩달러가 넘는 자금을 모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50% 이상 급등했다.
상장 대기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2월 24일 기준 홍콩거래소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은 388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110곳은 이미 중국 본토 A주에 상장된 기업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한다. 핵심 경쟁력을 갖춘 A주 기업이 A+H 이중 상장을 선택하는 사례가 지난해부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5년에는 닝더스다이(宁德时代)와 사이리스(赛力斯) 등 A주 19개 기업이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들이 계획한 조달 자금 총액은 지난해 홍콩 전체 IPO 자금의 49%에 해당한다. 업종은 첨단 제조업과 TMT 분야(기술,미디어,통신)에 집중돼 있다.
신경제 기업의 존재감도 뚜렷하다. 대기 기업 가운데 정보기술 분야가 152곳으로 38.9%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이 90곳으로 뒤를 이었다. 소비 업종도 43곳으로 집계됐다.
동남아 기업의 유입도 눈에 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해외 기업은 10곳 이상이며 상당수가 동남아 지역 기업으로 알려졌다. 핀테크와 외식 리테일, 모빌리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홍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홍콩이 중국과 세계를 잇는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싱예증권 해외 연구팀은 자금의 대규모 유입, 대외 환경 점진적 개선, 산업 호재 등으로 홍콩 증시가 밸류에이션을 회복하고 성장 탄력을 갖춘 이른바 ‘봄철 랠리’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월 20일 열린 홍콩거래소 신춘 개장 행사에서 천이팅(陈翊庭) 홍콩거래소 CEO는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사회가 아시아 시장에 보내는 관심이 눈에 띄게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 다변화를 적극 검토하면서 아시아와 홍콩, 중국 본토 시장에 대한 투자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 CEO는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해 “홍콩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