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젊은 여전사들의 전설적 투쟁 상을 담은 발레극 ‘홍색낭자군(紅色娘子軍)’에서 무용수들이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이 당국의 강압 정책에 항거하는 수단으로 둔갑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지난 11일 ‘홍색낭자군’의 한 장면을 스틸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이후 이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들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9일 보도했다.
화제의 장면은 빌레리나들이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 동작인데, 아이웨이웨이는 이를 당국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으로 이미지를 바꿨다.
설치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는 중국 당국이 반체제인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인과 티베트인에게 강압 정책을 펴면서 반(反) 테러 진압을 내세워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 스틸사진을 활용했다.
그러자 누리꾼 사이에선 각자 자신의 다리를 이용해 당국에 총을 쏘는 시늉을 하는 사진 올리기 경쟁에 불이 붙어 ‘다리로 총 쏘기(腿槍)’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웨이롄투이얼(威廉退爾)’란 ID를 가진 누리꾼은 “지금 중국에서 젊은 여성들의 몸은 권력과 욕망의 전장인 동시에 무기가 됐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항일전쟁과 반국민당 투쟁 시기에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맹활약한 ‘홍색낭자군’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 영화나 연극, 발레극 등으로 무수히 제작됐다.
아이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의 설계에 참여한 저명한 설치미술가로, 지난 2011년 4월 공항에서 연행됐다가 81일간 구금돼 석방된 이후 여권이 몰수된 채 당국의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음악 앨범을 발표하고 쓰촨(四川) 대지진에 인재(人災)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부 비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