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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山东煎饼'

[2013-07-12, 18:28:00]
[이야기가 있는 중국음식 8]
중국인 즐겨먹는 鸡蛋饼(지단빙)의 전신
 
중국인들의 아침 문화는 다채롭다. 죽과 만토우(馒头), 요우티아오(油条)와 또우쟝(豆浆), 샤오마이(烧卖)와 각종 빠오즈(包子) 등… 다양한 길거리 아침메뉴가 중국인들의 출근길을 장식한다.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 많은 사람들이 한번 먹으면 계속 찾게 되는 중국의 자오찬(早餐)메뉴가 있다. 바로 계란과 밀가루만으로 구워내는 졘빙(煎饼)이다. 보통 계란이 들어간 밀전병이기에 한국 사람들이 졘빙이라 부르지만, 알고 보면 제대로 된 정식 명칭은 산동지엔빙(山东煎饼)이다. 한 개에 3위안에서 3.5위안을 하는 착한 가격에 아침이 든든해진다.

지엔빙의 요리 과정을 보면 우선 둥글고 넙적한 철판 위에 밀가루 반죽을 얇고 넓게 펴 바른다. 반죽이 익을 듯 말듯한 순간 계란을 터트려 반죽 위에 골고루 발라 익힌다. 노릿하게 익을 즈음이면 춘장과 시엔차이(咸菜), 파를 뿌리고 두부피를 튀긴 바삭한 쨔또우피(炸豆皮)를 쪼개 넣어 돌돌 말아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쨔또우피 외에도 요우티아오(油条)나 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덕에 입맛대로, 식성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산동 타이산(泰山) 일대에서 시작한 졘빙은 1천 년에 가까운 긴 역사를 자랑한다.

역사가 깊은 만큼 졘빙에 얽인 유래는 다양하다. 설에 의하면 졘빙은 제갈량으로부터 만들어졌다 한다. 제갈량이 유비를 보필하던 초창기에는 군사력이 약하여 걸핏하면 조조의 군대에게 격파당하곤 했다. 한번은 유비가 이끄는 군사들이 이강(沂河)과 롄강(湅河) 사이에 포위돼 솥과 부뚜막을 잃어 밥을 지을 수가 없었다. 제갈량은 취사병에서 곡식으로 뽑은 면을 물에 풀어 묽게 만든 뒤, 징 위에 올려 굽게 했다. 거기에 나무 막대기로 묽은 반죽을 얇고 편편하게 펴 구웠더니 얇은 전병이 만들어졌다. 군사들은 그런 전병을 먹고 사기를 충전해 겹겹이 둘러 쌓인 포위망을 뚫어 승전고를 울렸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조리법을 배운 주민들이 시도했으나 당시의 징은 값이 비싸고 잘 갈라져 철로써 전용 화덕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시작된 산동의 졘병 요리가 지금에 이르렀다.

많은 유래와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사실상 뚜렷한 역사적 증거는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졘빙이 태산에서부터 나왔다는 것에는 큰 의의를 제기하진 않는다. 당시 타이산 백성들의 주식은 졘빙이였고, 당나라 말기 의군이 태산에 주둔했을 때 백성들이 졘빙을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재 산동성에는 ‘중국 제일의 졘빙고장’으로 불리는 신타이시(新泰市) 로우더현(楼德镇) 지역이 있다. ‘이 곳 동네주민 중에는 졘빙을 못만드는 이가 없다’할 정도로 졘빙은 산동에서 가장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특색 요리가 됐다.

일각에서는 산동졘빙이 산동만이 가진 독특한 식문화가 아니라 수베이(苏北)일대 전체의 요리라고도 한다. 하지만 수베이 지역의 방언과 생활 습관은 산동에서 전해졌기 때문에 산동의 대표요리임은 변하지 않는다.
바쁜 출근길 중국인들의 손에 달린 지단빙의 전신, 산동졘빙. 제갈량과 천년의 역사를 품었다는 이야기에 3위안의 아침이 새롭게 보인다.
 
 
 
 
 
▷유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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