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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중국

[2018-11-30, 05:33:04]

책물고기 

왕웨이롄 | 글항아리 | 2018-10-12


 
원제 書魚(2015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중국 작가 왕웨이롄의 중단편집 <책물고기>가 ‘묘보설림’ 시리즈 제4권으로 출간되었다. 왕웨이롄은 198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중국 바링허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바링허우란 덩샤오핑의 ‘한가구 한자녀 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 용어로, 대부분 외동이며 개혁개방시기에 성장하여 반항적이고 개성 있으며 의식 있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성장한 세대라고 여겨진다. 

 

 이렇듯 젊은 작가를 대표하는 왕웨이롄은 2007년 ‘불법 입주’로 등단한 이래, 10년간 장편소설 <구원받은 자>와 중단편집 <내면의 얼굴>, <불법 입주> 등 40여 편의 중단편을 줄기차게 발표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극소수의 잘 알려진 작가 몇몇을 제외하고는 동시대 중국 작가들에 대한 소개가 부족한 현시점에서, 왕웨이롄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그의 중단편집 <책물고기>에 실린 다섯 편의 이야기는 각자 확연하게 다른 색채를 띠고 있다. 동료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소금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노동자, 몸속에 책벌레가 들어가 기이한 일을 겪는 출판편집자, 조상을 기리기 위해 긴 여행길에 나선 할머니, 광저우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복수를 꿈꾸는 아버지, 10년 만에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한 소설가의 이야기까지, 그의 인물들은 다채롭다. 

 

표제작 ‘책물고기’는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음을 드러내놓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어느 날 신비한 책벌레를 목격한 이후 목소리가 이상하게 변하는 등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한 상황을 겪게 되는 주인공은 한의사를 찾아간 끝에 이 벌레가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온 서어임을 알게 되고 몸에서 쫓아내는 신비한 경험을 한다.

 
혁명시대의 연애 

왕샤오보 | 창비 | 2018-10-19


 
원제 革命時期的愛情   창비세계문학 64권. ‘중국의 제임스 조이스’, ‘중국의 카프카’로 알려진 왕샤오보의 대표작 두편을 수록한 <혁명시대의 연애>. 1952년에 태어나 중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체험하며 자란 그는 시대의 아픔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면서 동시대인들의 상처를 보듬는 창작활동을 전개하다 1997년에 심장마비로 급서했다.

 

그는 오늘날 많은 중국인의 가슴속에 ‘낭만적 기사’, ‘음유시인’, ‘자유사상가’로 남아 있다.  왕샤오보에게 소설 창작은 억압적인 사회로 인해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며, 실존적 구도의 과정이었다. 그의 작품 중에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삶을 다룬 소설이 많은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기에 실린 ‘황금시대’와 ‘혁명시대의 연애’이다. 중편 ‘황금시대’는 중국 문화대혁명 때 지방의 인민공사 생산대에 배치된 천칭양과 왕얼이 벌이는 정사와 애정행각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민공사 15생산대에 배치되어 있던 의사 천칭양이 가축 기르는 일을 하던 왕얼을 찾아와 자신이 걸레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달라고 하면서 시작된다.  장편에 해당하는 ‘혁명시대의 연애’의 주인공 왕얼도 문화대혁명을 체험한 인물이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회고담으로 진행되는 ‘혁명시대의 연애’는 어린 시절에 본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일어난 대학에서의 무장투쟁, 두부공장 노동자로 일한 경험,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유럽을 여행한 경험 등이 소설의 주요한 배경을 이룬다. 주인공 왕얼은 행적이 작가의 실제 이력과 일치하기에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봄바람을 기다리며 

거페이 | 더봄 | 2018-03-23  

 

 

더봄 중국문학 전집 2권. 중국 최고 상금 제1회 징둥문학상 대상 수상작. 거페이 장편소설로, 강남지역 농촌마을인 루리자오 촌에 사는 평범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1958년부터 2007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공산당 집권, 토지개혁,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등 시대를 뒤흔든 굵직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시골의 작은 마을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지, 흩어지는지, 변해 가는지를 묵묵히 그들의 발자취를 뒤따라가며 보여준다.

 

반세기에 걸친 급격한 변화에 따라 가족과 개인의 운명, 마을의 역사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미래를 그렸다. 거페이의 말을 빌리자면 <봄바람을 기다리며>는 농촌의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 아니다.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다시 이해하는데 더 주목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중국 구사회인 농촌사회가 종말에 이를 것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현대 농촌사회의 윤리와 역사의 변화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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